국회의원·기자·평범한 직장인까지..국정원·검경, 통신자료 무차별 수집

2016. 3. 10.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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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테러방지법’에 불안한 시민들
이통사 제공내역 확인 줄이어
본보기자 9명중 3명 자료 건네
당사자에 제공사실 통보 안해

국가정보원과 검찰·경찰 등 정보·수사기관들이 기자와 국회의원, 노동·시민단체 활동가는 물론 평범한 직장인 등에 대해 아무런 통보도 없이 광범위하게 ‘통신자료’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테러방지법 통과 이후 무분별한 개인정보 수집에 두려움을 느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이동통신사에 자신의 통신자료 제공 요청 내역을 확인한 데 따른 것이다. 이들 기관이 재판·수사 목적으로 통신자료를 제공받는 건 불법은 아니지만, 당사자에게 통신자료 조회 목적은 물론 조회 여부조차 통보하지 않고 있어 개인정보의 자기 결정권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0일 <한겨레> 사회부문 24시팀 기자 9명이 자신이 가입한 이통사에 요청해 최근 1년치 통신자료 내역을 받아본 결과, 국정원·검찰·경찰 등이 모두 3명의 기자에 대해 통신자료를 요청해 제공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참여연대·진보연대 쪽은 이날 “조합원과 활동가를 대상으로 한 다수의 통신자료 제공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날 장하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원과 경찰이 자신의 통신자료를 조회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통신자료란 통신사가 가입신청서를 통해 수집한 개인정보로, 가입자의 이름·주민등록번호·주소·전화번호 등을 말한다. 정보·수사기관들은 ‘전기통신사업자가 수사나 형 집행 등을 위한 자료 열람·제출을 요청받으면 응할 수 있다’는 전기통신사업법(전통법) 규정을 근거로 영장이나 법원 허가서도 없이 통신자료를 들여다보고 있다. 통신제한조치(감청)나 통신사실조회 등의 경우 ‘검사의 공소가 결정되는 시점’에 당사자에게 집행 사실을 알리게 돼 있지만, 통신자료 조회는 본인에게 사후 통보하는 절차조차 없다.

참여연대가 통신자료 제공 현황 공개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통사들이 통신자료 제공 내역을 알려주기 시작했으나, 이 역시 가입자가 직접 신청해야 가능하다. 이 경우에도 정보·수사기관이 어떤 목적으로 자신의 통신자료를 들여다봤는지는 파악할 수 없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 활동가는 “수사(내사 포함) 기간이 길어지는 경우 감청이나 통신사실조회 대상자에게도 통지 기한이 무한정 늦춰지긴 하지만, 통신자료의 경우 아예 사후 통지 조항조차 없다”며 “정보·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조회에 대해서도 통지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준호 박태우 김미향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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