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대국> 인공지능 진화의 끝은 어디일까
인공지능 예상보다 빨리 진화…추론·탐색 인간보다 나아
알파고는 '약한 AI'…스스로 생각하는 '강한 AI' 멀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고상민 기자 =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입니다."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가 인간 바둑 대표로 나선 이세돌 9단을 연달아 무릎 꿇리면서 인공지능의 한계는 어디일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10일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알파고의 성장 속도를 볼 때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인공지능이 향상하고 인간의 지적 능력을 따라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대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공학과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이 어디까지 갈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알파고의 등장에 대해 "이제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이다. 인간처럼 학습할 줄 아는 기계가 생긴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교수는 "알파고를 만든 사람들조차도 알파고가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반반으로 점쳤는데, 지금 결과를 보면 더 강하다. 만든 사람이 생각한 것보다도 알파고가 더 빨리 진화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0년 전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인간이 육체노동을 기계한테 넘기고 지적 노동을 해왔는데 이제 기계가 그 영역도 자동화하기 시작했고 자동화의 방법만 알면 기계가 대량생산하는 일이 가능하다"며 "이는 곧 지식 노동의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 미래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많은 사람이 동의하는 게 그것이 100년 후의 일은 아니라는 것"이라며 "우리가 모두 경험할 머지않은 미래에 이런 일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형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은 사람처럼 자의식을 가진 이른바 '강한 인공지능'의 등장 가능성에 대해 "지금 단계에서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한 인공지능이란 자아나 의욕, 부끄러움, 사랑 등 감정을 느끼고 스스로 판단하고 의사결정 할 줄 아는 수준의 인공지능을 뜻한다.
그는 "지금의 인공지능은 판단, 추론, 탐색 등에서 인간보다 잘하는 게 분명하다. 그러나 이게 자의식을 갖고 스스로 무엇을 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다만 인공지능이 자의식을 갖게 하는 과제를 넘을 수 있느냐, 넘겨야 하느냐, 넘겨도 되느냐 하는 논의가 있는 것"이라며 "이는 과학계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정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알파고는 인공지능의 아주 작은 일부분"이라며 "알파고는 게임 쪽에 특화된 것으로, 언어 지능이나 시각 지능 등 다른 것보다 난도가 훨씬 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되는 것을 비교하는데 알파고를 두고 아직 인공지능의 한계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선임연구원은 "스스로 학습해 나간다는 측면에서 구글이 한 단계 진화한 것은 맞지만, 거기 들어간 알고리즘은 특별하다기보다는 잘 최적화됐고, 거기에 구글이 컴퓨팅 파워로 뒷받침해주면서 승리했다고 보는 게 맞다"라고 강조했다.
sisyphe@yna.co.kr
- ☞ [세기의 대국] 이세돌, '이창호 작전'도 실패
- ☞ '데이트 폭력' 당한 20대 여성 3일 만에 자살
- ☞ '여종업원 사망사건'으로 드러난 성매매 뒷모습
- ☞ 젖먹이 딸 학대사망…"시끄럽게 울어 짜증나 때렸다"
- ☞ "고급 짬뽕·짜장라면 값, 일반라면의 2배…가격인상 꼼수"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속속 드러나는 김호중 음주운전 정황…혐의 입증 가능할까 | 연합뉴스
- 뉴진스 멤버 부모, 탄원서 제출에 '전속계약 분쟁' 전문 변호사 선임(종합) | 연합뉴스
- 진안 천반산서 하산하던 등반객 50m 아래로 추락해 중상 | 연합뉴스
- "타이슨 핵 펀치 원천은 주먹이 아니라 앞톱니근" | 연합뉴스
- 국민 MC도 이름 대신 "선재씨"…강렬한 연기로 본명 잃은 배우들 | 연합뉴스
- 떨어지는 500㎏ 곤포 사일리지에 부딪친 70대 남성 사망 | 연합뉴스
- '아이유·K드라마 찐팬' 美할아버지 첫 한국행…"포장마차 갈것" | 연합뉴스
- "왜 네가 썰어" 김밥 한 줄에 '욱'…전과 추가된 40대 | 연합뉴스
- "할머니 맛" "똥물"…경북 영양 비하 유튜버 '피식대학' 사과 | 연합뉴스
- 힙합거물 콤스 8년전 여자친구 캐시 폭행 영상 공개돼 파문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