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수읽기· 끝내기..알파고, 이세돌 연파

오대석 2016. 3. 1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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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구글>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연이어 격파하며 인공지능 자존심을 높였다. 인간 최고수와 5번기 전체 승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과감한 승부수와 수읽기는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약점으로 거론된 끝내기에서 강력한 면모를 보였다. 행마 등 감각적 부분에서 실수는 한계로 지적됐다.

◇신중해진 이세돌, 알파고 초반 실수에 안일한 대응

알파고는 10일 ‘구글 챌린지매치’ 바둑 대국 2국에서 이 9단에게 승리했다. 전날 1국에서도 이 9단에 불계승을 거뒀다. 대국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덤 7.5집, 호선으로 치러졌다. 알파고가 흑을 잡고 이 9단이 백을 뒀다.

알파고는 초반부터 변칙을 구사했다. 반면 이 9단은 전날 패배를 의식한 듯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알파고가 초반 몇 차례 행마 등에서 실수를 보였지만 응징하지 않았다. 평범한 수로 일관했다. 전날과 달리 알파고보다 시간을 많이 소비했다. 유창혁 9단은 “이 9단이 어제와 달리 매우 신중하다. 초반에 우위를 점할 수 있었는데 너무 안정적인 대응으로 평이하게 흘러갔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9단이 많이 긴장했다. 알파고를 의식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 구글>

◇알파고, 중반 실수로 불리해지자 ‘진면목’...파상 공세로 심리 흔들어

알파고는 중반에도 실수를 저질렀다. 좌하 쪽 접전에서 이상한 행마를 구사해 이 9단이 이득을 봤다. 팽팽하던 국면에서 이 9단쪽으로 기울었다. 행마는 돌의 모양과 관련된 영역이다. 인간 감각적 부분이 동원된다. 유창혁 9단은 “좌하에서 알파고 행마가 굉장히 이상했다”며 “좌하 쪽 승부처에서 이득을 봤다”고 설명했다.

불리해진 알파고는 대추격에 나섰다. 이 9단 상변 침입에 강수를 두며 난전을 유도했다. 이어 중앙에서도 계속 압박을 가했다. 이 9단이 안정적으로 두지 못하게 날카로운 공세를 이어갔다. 30분 이상 장고해야 나올만한 묘수를 짧은 시간 안에 연이어 구사했다. 이 9단은 전날처럼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대신 안정을 택했다. 알파고는 점차 격차를 좁혀나갔다. 유창혁 9단은 “불리한 것 같았는데 미세하게 좁혔다. 균형감각이 매우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이세돌, 소극적 대처와 실수.

여기서 이 9단 실수가 나왔다. 알파고가 중앙을 공격하자 다섯 점을 떼주고 우상귀 흑집을 도려냈다. 이 바꿔치기 과정에서 손해를 봤다. 미세하지만 알파고 우세로 돌려세웠다. 끝내기에서 쐐기를 박았다. 이 9단은 알파고보다 먼저 초읽기에 몰렸다. 의외의 수로 이 9단에게 선수를 빼앗으며 굵직한 자리를 선점했다. 이 9단은 211수만에 또 다시 불계패를 기록했다. 유창혁 9단은 “이 9단이 우세할 때 알파고 약점을 공략하는 데 소극적이었다”며 “후반이 약하다고 했는데 오히려 이세돌 9단을 압도하는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사진 구글>

◇알파고, 수읽기는 ‘막강’ 감각은 ‘부족’

알파고는 이날 실수와 묘수를 반복하며 강점과 단점을 모두 드러냈다. 감각과 전체 형세를 판단하는 영역은 완벽치 않다는 평가다. 국지전에서 수읽기는 매우 강력했다. 유창혁 9단은 “감각적이고 전체적인 부분에서는 약점이 있지만 부분 수읽기는 굉장히 날카롭다”며 “승부 호흡도 잘 느낀다. 불리한 상황에서 최선의 수보다 승부 감각이 있는 수를 계속 둔다”며 놀라워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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