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보던 오페라가 온다
◆ 스크린 속 배우들이 라이브 음악을 입다…필립 글래스의 필름오페라 '미녀와 야수'
가장 이목이 쏠리는 대상은 오는 22~23일 LG아트센터에서 초연되는 필름오페라 '미녀와 야수'다. 우선 필름오페라라는 장르부터 국내 일반 관객들에겐 생소하게 들리기 쉽다. 미국 출신 세계적 현대음악 작곡가 필립 글래스(78)가 사실상 발명한 형태의 공연으로, 스크린에서 영화가 상연되는 동시에 무대 위 성악가들이 영화 속 대사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앙상블이 악기를 연주하는 식이다. 마치 영화 속 인물들이 실제로 오페라 무대에 서서 노래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준다.
영화 '트루먼 쇼' '디 아워스',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 등의 음악을 맡아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글래스는 1960년대부터 난해한 현대음악 기조에 반기를 들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지닌 독보적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20세기 프랑스 거장 감독 장 콕토(1889~1963)의 흑백 영화 '미녀와 야수'에 음악을 입힌 이번 작품은 영상과 음악의 결합에 몰두했던 글래스가 1990년대 초반부터 내놓은 '오페라 3부작' 중 두 번째 것이다. 단순한 음들이 반복되면서도 변주되며 듣는 이가 음악에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그의 음악 특유의 미니멀리즘이 오페라에도 깊이 배어 있다.
내한을 앞둔 글래스는 "라이브 필름오페라를 구현하는 작업은 대단히 복잡했다"며 "영화 속 모든 대사를 초 단위로 재고, 배우들의 입 모양, 움직임에 딱 맞아떨어지도록 작곡한 음들을 조각조각 붙여야 했다"고 회고했다. 영화 '스토커'에서 글래스와 함께 작업한 박찬욱 감독은 LG아트센터와의 인터뷰에서 "글래스는 우리 시대의 모차르트 같은 사람이다. 모든 사람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만들면서도 무척 심오한 세계를 가졌다"며 "아름답고 감동적인 장 콕토의 영화를 글래스가 작곡한 오페라 공연으로 볼 수 있는 건 꿈 같은 일"이라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25일 통영국제음악제에서도 상연된다. (02)2005-0114
◆ 바로크 걸작부터 신비로운 체코 오페라까지…국립오페라단의 야심찬 초연
다음달 28일부터 5월 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루살카'는 '신세계 교향곡'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체코 작곡가 안토닌 드보르자크의 대표적인 오페라다. 내용은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를 모티프로 삼는다. 인간 왕자를 향한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빠진 인어 루살카가 "오 달님, 제 연인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세요(…) 제가 늘 이곳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음을 전해주세요"라며 부르는 서정적 아리아 '달님에게'가 유명하다. 해외에서는 동화적 설정을 현대적으로 바꿔 파격적인 연출로 선보이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번 국내 공연은 작품 본연의 신비로운 특성을 살려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은 연출로 풀어낼 예정이다.
5월 18~21일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일 '오를란도 핀토 파쵸'는 1714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초연된 대표적 바로크 오페라다. 비발디는 일평생 40편이 넘는 오페라를 작곡했지만 오늘날 그의 작품을 직접 만나보기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매우 어렵다. 우리말로 '가짜 미치광이 오를란도'라는 제목으로 번역되는 이 작품에서는 중세시대 기사 오를란도와 마녀 에르실라, 기사 아르질라노 등 다양한 인물들 간의 사랑, 질투, 복수 등 좌충우돌 스토리를 토대로 비발디의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는 음악이 펼쳐진다.
김 단장은 이 작품을 찾기 위해 직접 이탈리아 크레모나를 방문해 바로크음악 전문가들을 만나 자문을 구했다고 전했다. 1588-2514
[오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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