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당국,184조 부동산대출 일제조사"..양회서도 우려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2016. 3. 10. 16: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은감위·인민은행 등 비제도권 주택대출 실태 조사.."무리한 주택대출, 부실화 안된다" 사전 포석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은감위·인민은행 등 비제도권 주택대출 실태 조사…"무리한 주택대출, 부실화 안된다" 사전 포석]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등 1선 도시 부동산시장이 이상 과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 금융당국이 비제도권 주택 자금 대출에 대한 일제 조사에 착수했다. 정확한 대출 규모조차 알려지지 않은 장외자금 대출이 부실화하면 금융시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지난해 선전시의 한 신규주택 분양사무소에 몰린 청약 인파)

올 들어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등 1선 도시 집값이 급등하는 가운데 중국 은행감독위원회(은감위)와 인민은행 등 금융 감독 당국이 부동산 대출 실태에 대한 일제 조사에 착수했다. 이들 감독기관은 특히 기업형 부동산 중개업소나 P2P(개인 대 개인) 대출업체의 불법 대출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방침이다. 중국의 비제도권 부동산 대출은 이미 1조위안이 넘어 만약 이 대출이 부실화할 경우 심각한 금융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10일 중국 신경보와 북경청년보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은감위와 인민은행 등이 베이징과 선전, 상하이 일대 기업형 부동산 중개업소와 부동산 개발상, 소액자금 대출회사, P2P(개인 대 개인) 대출업체 등에 대한 주택 자금 대출 조사에 착수했다. 금융 당국은 특히 주택 매수자가 자기 자금으로 지불해야 하는 최초 계약금의 불법 대출 여부나 신용도가 낮은 사람에 대한 불법 대출을 중점 조사할 계획이다.

올 들어 베이징이나 상하이, 선전 등에서는 기업형 부동산 중개업소 등 비제도권의 주택 자금 대출이 급증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 중개 프랜차이즈인 렌지아는 이미 2100억위안을 주택 자금으로 대출했고, 또 다른 기업형 부동산 중개업소인 팡텐시아와 워아이워지아도 각각 2000억위안과 800억위안을 대출 알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비제도권 장외자금의 주택 대출 규모가 1조위안(185조원)을 넘는다는 통계도 있다. 여기에 P2P 업체 대출까지 가세한다면 중국 주택시장의 비제도권 대출 금액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일제 조사에 착수하자 렌지아와 워아이워지아 같은 중개업소들은 모든 대출을 중단한 채 납작 엎드린 모습이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비제도권 주택 대출 전면 조사에 나선 이유는 만약 이 대출이 부실화할 경우 엄청난 파괴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무리한 자금 대출이 주택 수요를 부추기고, 집값을 급등시킨 주범이라는 인식도 깔려 있다.

사실 중국 1선 도시의 주택 레버리지(지렛대) 심각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렌지아의 경우 주택 거래를 독차지하기 위해 2014년부터 독자적인 P2P 대출로 매수자에게 주택자금을 빌려줬다. 렌지아는 투자자들부터 연 6~8% 이율로 빌린 자금을 다시 주택 매수자에게 연 19%대 고금리로 대출해주며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최근 1년간 렌지아의 여러 대출상품 중 P2P 대출을 이용한 고객만 31만명이 넘고, 178억 위안에 달하는 자금이 실제 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렌지아는 특히 법으로 정한 초기 계약금까지 대출해주며 집값의 10%만 있어도 주택 구입을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렌지아 P2P 대출의 심사 통과율은 70%가 넘었다. 심지어 담보를 제공하기 힘든 고객에게는 100% 자회사를 통해 담보 보증까지 서줬다. 돈도 빌려주고, 빌려준 돈의 담보도 제공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이런 대출 파격 탓에 1선 도시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투자 목적의 주택 구입이 붐을 이뤘다. 경제력이 탄탄하지 않은 20~30대 젊은 층 사이에서도 집을 사는 것이 대유행했다. 일례로 지난해 선전시의 기존주택 거래면적은 1060만㎡로 전년대비 120%나 늘었다. 이 같은 주택 거래의 91%는 주택 자금 대출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주택 1채당 평균 대출금액은 집값의 65.6%에 달한다. 일부 주택은 대출이 터무니없이 많아 집값의 90%에 달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덩달아 1선 도시 집값도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해 선전시 주택 거래 가격은 1㎡당 2만9000위안~4만5000위안으로 평균가격은 3만6000위안에 달한다. 이를 지난해 거래면적으로 환산하면 선전시 주택 거래금액은 6000억위안이 넘는다. 이중 3900억위안이 바로 대출금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선전시 집값이 52.5% 급등했고, 베이징시 8.9%, 상하이시 15.0%라고 밝혔다.

무리한 대출은 급기야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에서 그 심각성에 대한 경고가 나오기 시작했다. 충칭시 황치판 시장은 최근 전국인민대표대회 충칭시 대표단 전체회의에서 “부동산 시장의 높은 레버리지를 방치한다면 엄청난 금융재난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도 바로 0원 계약금에 있었다”며 “이로 인해 집값이 30~50% 폭등한다면 그 후유증은 주가지수 5000을 찍은 뒤 나온 증시 폭락과 똑같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한정 상하이시 당서기도 양회에서 “상하이 주택시장 과열은 불법 대출 등 법률과 규정 위반이 주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중원부동산 장다웨이 애널리스트는 “장외 자금 주택 대출은 규모를 파악하기 힘들고, 통제는 더 어렵다”며 “대부분의 대출이 고금리여서 막대한 이익과 연결되는만큼 무리한 대출이 이뤄졌을 수 있고, 부실화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고 밝혔다.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gogh@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