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여파, "임금 양극화 더 심화" "한국의 직업 63%가 고위험군"

고희진 기자 2016. 3. 1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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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가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을 대등하게 이어가고 있다. 과연 기계는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일부에서는 이번 대국에서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게 최종 승리할 경우, 이제 인간의 바둑이 아니라 기계와 기계 간의 바둑을 지켜봐야 할 날이 올 것 아니냐고 얘기한다. 바둑뿐만이 아니다. 이미 많은 연구기관들은 가까운 시일에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현재의 많은 일자리들이 인간에서 기계로 대체될 것이라 말한다. 지난 9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인공지능이 바꿔놓게 될 미래 일자리 상황을 예측해 볼 수 있다.

■한국 직업 종사자 63%, 자동화로 일자리 위험

영국 옥스퍼드대 옥스퍼드마틴스쿨의 칼 베네딕트 프레이 박사와 마이클 오스본 조교수는 702개 직업을 대상으로 ‘데이터가 충분하다면 최신 기술로 이 직업의 모든 작업이 컴퓨터에 의해 수행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 결과 미국의 직업 중 약 47%가 대체 가능한 고위험군에 속해 있다고 조사된다. 고위험군에 속해 있는 직업은 10년 또는 20년 안에 잠재적으로 자동화돼 컴퓨터에 의해 대체되거나 직업의 형태가 매우 크게 변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을 뜻한다.

프레이와 오스본의 연구 방법을 한국에 적용하자 고위험군에 속하는 직업 종사자는 더 늘어났다. 63%가 고위험군에 속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단순 노무종사자, 사무종사자, 장치, 기계조작 및 조립 종사자에서 그 비율이 높았다.

컴퓨터에 의한 직업의 대체 가능성을 조사한 결과, 한국 직업 종사자 63%는 고위험군에 속했다./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단순 사무직은 쇠퇴, 금융·경영 관련 직종은 유망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는 기업의 기술 임원, 컴퓨터과학자, 경제학자 등 1896명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로봇과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른 경제적 영향에 대해 질문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팽팽히 엇갈렸는데, ‘기술이 발전하면 과거의 직업과 산업을 없애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직업과 산업을 만든다’는 이유 등으로 미래의 일자리 지형의 그다지 부정적이지는 않을 것이란 답변이 다소 앞섰다. 다만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쪽에서는 ‘임금격차의 결과는 심각할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인공지능의 발달이 양극화를 더 부추길 것이란 것은 프레이와 오스본의 연구결과에서 단순 노무종사자, 사무종사자의 일자리 이탈 비율이 높다는 것에 비춰볼 때, 쉽게 무시할 수 없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서도 비슷한 보고서가 발표됐다. 포럼 측은 ‘직업의 미래(the future of jobs)’라는 보고서에서 오는 2020년까지 500만개 넘는 일자리가 로봇, 인공지능, 유전공학의 발전으로 없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선진국과 신흥시장을 포함한 15개국에서 기술의 변화로 700만개의 일자리는 사라지고, 200만개가 새로 생겨, 결과적으로 5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프레이와 오스본의 연구결과와 마찬가지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직종은 단순 사무직이었다. 반면 비즈니스와 금융, 경영전략 등의 분야는 유망한 분야로 꼽혔다.

미래 일자리 예측. 2020년까지 약 7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0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예측된다./다보스포럼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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