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신영자는 왜 신동빈편으로 돌아섰나

손일선 2016. 3. 1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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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사진)이 롯데그룹 형제간 경영권 다툼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쪽으로 돌아섰다. 신 이사장은 당초 신동주 전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의 우군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만큼 심경 변화를 일으킨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신 이사장은 신 총괄회장 성년후견인 지정에 대한 동의서를 최근 법원에 제출했다. 그동안 신동빈 회장 측은 성년후견인 지정을 찬성해왔고 신동주 전 부회장은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상 신동빈 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같은 신 이사장의 행보는 경영권 분쟁 초기와는 다르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7월 신 이사장은 신 전 부회장과 함께 신 총괄회장을 모시고 일본으로 출장을 가는 등 신씨 일가 중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을 지지하는 인사로 분류됐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 전 부회장과 거리를 두고 오히려 신동빈 회장 측 우군으로 분류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런 기류는 롯데쇼핑 주주총회 안건에서도 포착된다. 롯데쇼핑은 오는 18일 열리는 주총에 신 이사장을 등기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한국롯데의 모태기업인 롯데제과 등기임원 자리조차 지키지 못하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또한 신 이사장은 조만간 임기가 만료되는 호텔롯데 등기이사 자리도 지킬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신 이사장 입장에서는 등기이사로 재직하면서 받는 막대한 보수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신 이사장에게 2013년 32억원, 2014년 31억원 등 큰 규모의 보수를 지급했다. 신 이사장의 롯데쇼핑 보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신 이사장이 최대주주인 시네마통상과 시네마푸드는 최근 청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두 회사는 당초 롯데시네마에서 매점 사업을 운용해왔지만 신동빈 회장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를 금지하면서 일감이 끊겨 심각한 경영난을 겪어왔다.

재계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의 맏딸로 경영권 분쟁이 수면 위로 부상했을 당시에는 신동주 우군으로 분류되는 행보를 보였지만 이후 판세가 동생인 신동빈 회장 측으로 급격하게 기울면서 신 이사장도 이같은 흐름을 거부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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