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같은 바닷길 달리다 맛깔난 음식 냠냠

2016. 3. 1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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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봄맞이 해안길 드라이브
맛과 멋 어우러지는 남해·동해·서해 드라이브 명소 3곳

경남 남해도 들머리인 남해대교 옆 노량마을 도로변에서 주민이 수확한 파래를 널고 있다.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드라이브 여행의 참맛은 느릿느릿 길 따라가다, 마음에 쏙 드는 곳에 차를 세워놓고, 보고 싶은 경치 마음껏 감상한 뒤 이동하는 데 있다. 코앞에 다가온 봄, 상큼한 바닷바람 쐬며 해안 경치를 감상하기 좋은 때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을, 탁 트인 봄바다에 헹구고 오기 좋은 해안 드라이브길 세 곳을 골랐다.

남해도 평산리~월포 해안도로

경남 남해군 남해도는 해안도로 전체가 드라이브 코스라 할 만하다. 그중 돋보이는 코스가 섬 서남해안 도로다. 하동 쪽에서 남해대교 건너 19번 국도를 타고 가다 고현에서 77번 국도로 갈아타면 해안길로 접어든다. 1024번 도로와 겹쳐지는 도로다.

남해도 서남해안 가천리 ‘다랭이마을’ 해안 풍경.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바닷바람은 훈훈하고, 곳곳에서 꽃봉오리를 열기 시작한 동백, 매화나무들이 반겨주는 봄길이다. 마을마다 마늘밭·섬초(시금치)밭이 깔렸다. 밭마다 허리 굽히고 앉아 섬초 캐는 할머니들 모습이 정겹게 다가온다. 힐튼남해리조트 지나 평산리 포구에서부터 경관이 좀 더 좋아진다. 선구리 지나면서 도로변엔 펜션·카페들이 쉬지 않고 이어진다. 산 중턱으로 굽이치는 해안길에서 내려다보는 바닷가 경치를 즐길 만하다. 가천 다랭이마을이 아름답다. 가파른 바닷가 비탈 마을을 100층 가까운 다랑논(현재는 밭)들이 굽이치며 감싸고 있다. 수확 끝난 섬초밭과 마늘밭이 섞여, 벼가 자랄 때처럼 선명한 다랑논(다락논) 경관을 보여주는 때는 아니다. 하지만 구불구불 이어진 마을길을 따라 내려가 멋진 바위들 깔린 해변까지 산책을 즐겨볼 만하다. 이 마을의 자랑인 암수바위 한쌍도 볼거리다. 이어지는 홍현리와 월포도 해안 경치 좋은 고즈넉한 마을이다. 홍현리에선 전통 어로시설인 석방렴(돌그물)도 만날 수 있다. 평산리 포구에서 월포까지 16㎞.

신전삼거리에서 우회전해 19번 국도를 따라가도 볼만한 바다 풍경이 이어진다. 양아리, 상주해변, 미조리, 물건리 등을 거치는 해안길이다. 미조리~물건리 도로가 특히 경관이 좋다. 방풍림인 물건리방조어부림, 죽방멸치로 유명한 지족해협의 죽방렴 경관도 놓치지 마시길. 지족리 일대에 멸치쌈밥을 내는 횟집들이 많다.

남해 죽방렴 둘러보고 멸치쌈밥
대게 집산항 영덕에선 대게찜
동해 같은 서해 영광에선 굴비백반
안산 대부도, 군산 새만금도 가볼 만

영덕 강구항~고래불해변 해안도로

짙푸르고 투명한 바다를 수면과 거의 비슷한 높이에서 감상하며 드라이브를 즐기겠다면 경북 강구항~병곡(고래불해변) 해안도로(약 35㎞)를 타는 게 좋다. 정감 넘치는 작은 포구들이 잇따라 이어지는 해안이다. 물론, 해맞이공원 일대 해안길처럼 산 중턱을 굽이치며 멋진 해안 경관을 보여주는 곳도 있다. 강구항에서 축산항까지, 약 28㎞의 ‘강·축해안도로’가 핵심이다. 20번 지방도다.

대게식당 100여곳이 늘어선 강구항에선 대게 찌는 내음이 진동한다. 동해안의 대표적인 대게 집산항이다. 해안도로 이름도 ‘영덕대게로’다. 강구항에서 고래불해변 전까지 길은 거의 해변에 바짝 붙어서 이어진다. 파도 거센 날 일부 낮은 도로에선 물보라가 차창 안까지 넘볼 정도로 가깝다. 대게 앞발을 형상화한 창포말등대가 있는 해맞이공원 주변에 차를 세우고 바위절벽 해안을 감상해볼 만하다. 바닷가로 내려서는 나무데크 산책로도 조성돼 있다. 여기서 가파른 산길로 오르면 만나는, 거대한 풍력발전기 행렬도 볼거리다. 대게 원조마을로 알려진 차유마을 지나 염장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축산항으로 들어선다. 역시 대게집 빼곡한 중규모 포구다. 포구 옆 전망대가 있는 죽도산(옛 대밭산. 해발 87m)에 올라보길 권한다. 엘리베이터까지 갖춘 전망대에 오르면 포구 쪽은 물론, 주변 바닷가 풍경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다. 축산천 하구에 놓인 보행교 ‘블루로드 다리’도 멋지다.

경북 영덕 축산항의 보행교 블루로드 다리.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전남 영광 백수해안도로변 대신리 등대 해넘이.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영광 백수읍 백수해안도로

서해안 하면 널찍한 갯벌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전남 영광군 백수해안도로는 이런 통념을 깨준다. 영광군이 내건 구호도 ‘동해안 같은 서해를 볼 수 있는 해안길’이다. 백수읍 백암리 답동마을에서 길용리 영산성지(원불교 성지)까지 16.8㎞. 17번 국도와 해안길을 번갈아 타며 해안에 깔린 바위 무리와 절벽 해안을 감상할 수 있다. 옛날 조기 등 바닷고기 보물창고로 알려진 이른바 ‘칠산어장’이 이 해안 앞바다 쪽이다. 산책로인 ‘건강365계단’ 뒷산의 전망대 정자 이름이 칠산정이다. 칠산정 전망대를 비롯해, 도로변에 모두 7개의 주차장이 마련돼 있어, 마음 끌리는 곳에 차를 대고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절벽 해안을 따라 조성한 나무데크길도 산책해볼 만하다. 노을전시관에서 제6주차장까지 2.3㎞ 코스다. ‘건강365계단’도 산책로와 연결된다. 노을전시관은 노을이 생기는 원리 등을 알아볼 수 있는 무료 전시관이다. 전시관 앞 나무데크길과 어우러진 해안 풍경이 아름답다. 대신리등대 오른쪽으로 넘어가는 해넘이도 근사하다. 영산성지 쪽 도로변의, 송시열 등이 다녀갔다는 수직절벽 응암, 홍농읍 칠곡리 쪽으로 연결되는 영광대교(건설중)도 눈길을 끈다. 영광의 상징이 된 굴비백반을 내는 식당, 모시송편 가게, 카페도 도로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굴비식당 즐비한, 영광굴비 본산지 법성포가 가깝다.

이밖에 경기 시흥 오이도~시화방조제~안산 대부도~선재도~영흥도 코스, 군산 새만금방조제~신시도~변산반도 서남해안~곰소항 코스, 그리고 짧긴 하지만 강원 삼척의 새천년해안도로 등도 봄맞이 드라이브 하기 좋은 해안길로 꼽힌다.

남해 영덕 영광/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봄맞이 해안 드라이브 팁 7가지

1. 바닷가 쪽으로 파고들라
멋진 해안 경관은 대개 국도에서 벗어난 포구 쪽 마을길에서 마주치게 된다. 바닷가 가까울수록 볼거리가 많아진다. 바위절벽 해안이나 포구 풍경도 아름답고, 해녀의 물질도 만날 수 있다. 2. 해안도로는 느릿느릿 가라 바닷가 도로는 굽이가 심한 곳이 많다. 어민·농민들의 일상생활이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다. 경운기도 다니고, 지팡이 짚은 어르신이나 전동휠체어도 오간다. 천천히 차를 몰아야 위험에 대비할 수 있고, 경관도 눈에 들어온다. 3. 시내나 공단은 우회하라 해안의 국도·지방도는 종종 도심과 해안 공업단지 등으로 이어진다. 다음 목적지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질지 모르나, 피하는 게 좋다. 공기가 매우 탁하고 차량 정체가 심한 곳이 많다. 4. 포구마다 깃든 이야깃거리를 찾으라 포구마을엔 독특한 경관에 얽힌 이야기나 풍습이 전해오는 곳이 적지 않다. 풍어를 기원하는 제당과 수백년 된 노거수들도 숨어 있다. 등대도 개성적으로 건축한 곳이 많아 사진 포인트가 된다. 5. 해변 산책로를 걸으라 경관 좋은 해안 절벽이나 해송숲 주변엔, 거닐기 좋게 나무데크 산책로를 조성해 놓은 곳이 많다. 차를 세우고 산책하면 더욱 여유롭게 풍광을 즐길 수 있다. 6. 가능하면 평일·맑은날에 가라 바다 경치와 분위기는 날씨가 지배한다. 특히 동·남해안의 짙푸른 바다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맑은 날이 좋다. 바람은 다다익선이다. 많이 불수록 거센 파도와 어우러진 바위 경치가 장관을 이루기 때문이다. 한적한 드라이브를 즐기려면 되도록 주말은 피하는 게 좋다. 7. 봄철 포구 특산물 축제도 놓치지 말라포구마다 대표 해산물이 있고, 이를 이용해 축제를 여는 곳도 많다. 축제 기간에 찾으면 특산물을 평소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다. 기장군 대변항에선 멸치축제(4월 중), 이동항에선 미역·다시마축제(4월8~10일), 영덕 강구항에선 영덕대게축제(3월31일~4월3일)가 열린다.

이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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