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치열한 4강 PO는 없었다
이토록 치열했던 '4강 격돌'은 없었다.
정규 리그 2위로 2015~2016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 직행한 울산 모비스와 정규 리그 3위를 차지한 뒤 6강 플레이오프에서 원주 동부를 완파하고 올라온 고양 오리온의 대결은 '치열함의 극치'를 보여줬다.
우승 후보 두 팀의 대결이라 팽팽할 것이라 예상은 됐지만 이정도로 뜨거울 줄은 몰랐다.
지난 8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4강 1차전에서 오리온이 69-68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1점차 승부'가 이번 시리즈의 흐름을 말해 주고 있다.
'명승부'였다. 엎치락 뒤치락하며 5점 차 이상 벌어지지 않았다. 경기력과 경기 내용면에서는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마지막 한 순간의 실수와 전술이 승리팀을 결정지었다. 오리온이 승리했지만 기선을 제압했다고 할 수 없을 정도다.
추일승(53) 오리온 감독은 승리 뒤 "마지막에 운이 좋아 이길 수 있었다. 경기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다음 경기는 더 잘 준비해서 와야 한다"고 아쉬움을 먼저 드러냈다.
모비스가 그만큼 강했다는 얘기다.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유재학(53) 모비스 감독은 "오리온의 화력을 70점대로 묶으면 승리할 수 있다. 그런 전술을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일단 유 감독의 전술은 맞아 떨어졌다. 그러나 아쉽게도 패했다.
유 감독은 "져서 아쉽지만 좋은 경기 했다. 우리가 원하는 수비를 했다. 오리온 공격을 잘 막아냈다. 2차전도 잘 준비하겠다"고 만족했다.
1차전을 내줬지만 모비스의 자신감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규 리그에서 팀 득점 81.2점으로 안양 KGC(81.4점)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오리온의 막강 화력을 69점으로 막아냈기 때문이다.
이제 10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4강 2차전이 열린다. 어떤 팀이 승리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또 한 번의 명승부가 펼쳐질 예정이다. 오리온은 2연승으로 확실한 기선제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모비스는 홈에서의 2연패를 상상하지 않는다.
2차전에서도 두 팀의 간판 가드 대결이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1차전에서는 오리온 조 잭슨(24)의 활약이 눈부셨다. 잭슨은 15득점·5리바운드·6도움을 올렸다. 특히 경기 종료 직전 오리온 승리를 책임지는 결승골을 자유투로 만들어냈다.
이어 두 번째 자유투를 실패했지만 바로 스틸에 성공했다. 잭슨은 높이 뛰어 올라 덩크슛을 시도했고 이 역시 림을 외면했다. 잭슨은 재빨리 다시 리바운드를 잡아챘다. 잭슨이 빠른 발로 코트를 휘젓는 사이 경기 시간은 모두 흘렀다. 오리온의 1점차 승리로 끝났다. 경기 마지막은 잭슨의 '원맨쇼'였다.
반면 모비스의 '에이스' 양동근(35)은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12득점·4리바운드·5도움으로 기록면에서는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파울트러블'에 걸려 승부처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양동근은 3쿼터에서 4파울을 범해 코트를 빠져나갈 수밖에 없었다.
리더가 없는 모비스는 오리온을 넘을 동력을 찾지 못했다. 잭슨은 흐름을 이어가고 양동근은 반전의 기회를 마련하는 두 가드의 2차 전쟁이 시작된다. 승리팀을 쉽게 예상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잭슨과 양동근의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팀이 승리에 한발 더 다가 선다는 것은 확실하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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