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부 위안부 합의 받아들일 수 없다"

2016. 3. 9.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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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이용수·길원옥 할머니 회견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 간 합의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일본이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을 해야 합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88) 할머니가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일 양국 정부의 위안부 합의의 무효를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마음을 담지 못한 (지난해 12월 한국과 일본 정부의) 합의는 무효”라며 “진실은 결코 막을 수 없는데도 일본은 거짓말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면 분명한 해결이 되는 일인데도 여전히 위안부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아베 (신조)를 비롯한 일본 정부 각료들은 각성해야 한다”며 “일본이 해결하면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25년간 서울의 일본대사관 앞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본의 공식적인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다”며 “아베 총리가 일본대사관 앞에 와서 우리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8일(현지시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혹했던 군 위안부 생활을 증언하다 눈물을 훔치고 있다.
뉴욕=신화통신
한일 위안부 합의를 긍정 평가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모르면 말하지 말라”며 쓴소리를 했다.

이 할머니는 “반 총장이 우리가 겪은 일을 겪었는가”라고 반문한 뒤 “반 총장은 가만히 있었으면 중간이나 갈 것을 그랬다”고 일침했다.

전날 뉴욕에 도착한 이 할머니는 뉴욕시의회가 위안부 결의안을 상정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진실을 위해 노력해 준 뉴욕시 정치인들의 노력에 깊이 감사한다”고 밝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89) 할머니는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생존 피해자들에게) 한마디 묻지도 않고 합의했다”며 “당신네끼리 앉아서 몇 마디 주고받다가 합의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살아 있는 피해자가 몇 없지만 (한일 정부 당국이) 한 번쯤은 (피해자들을) 방문해서 소견을 들었어야 했다”며 “(일본 정부에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밥을 달라거나 돈 욕심이 나서 그러는 게 아니며 진실을 밝혀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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