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X-File] 매출 10조 기업 이랜드, 이번에도 승부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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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 취재파일
▷ <최서우 / 진행자>
오늘 CEO X-File의 주인공은 이랜드 박성수 회장과 박성경 부회장입니다. 재계에서는 드물게 남매경영으로 10조원에 이르는 매출 그룹으로 성장했는데요. 일단 본격적인 얘기를 나눠보기 전에, 두 분의 외부 활동으로 본 캐릭터, 다른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 <이한라 / 기자>
박성수 회장은 일 년 중 절반 이상을 해외에 머물면서 장기 경영 전략을 구상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외부에 거의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은둔형 CEO로 불리기도 합니다. 반면 박성수 회장과 함께 이랜드 그룹을 이끌고 있는 박성경 부회장은 활발한 행보를 보이며 대외 활동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탤런트 최정윤 씨의 시어머니로도 알려지면서 언론에서 여러 차례 회자가 되기도 했죠. 하지만 두 사람의 자녀 가운데 현재 경영에 참여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형제 경영, 남매 경영이 그룹 분할로 이어지는 다른 기업들과는 차이를 보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자녀들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 특이하긴 하지만 남매 경영 두 분 외에도 다른 사례들이 있는데 이들과 다른 측면이 있죠?
▶ <이한라 / 기자>
네, 삼성과 신세계의 경우 부모 등 윗세대로부터 물려받은 자산을 남매들이 각각 쪼개서 사업을 하고 그에 따른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형태죠. 하지만 이랜드는 다릅니다. 우선 두 사람이 경영 1세대라는 점, 무엇보다 그룹 경영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동생 박성경 부회장이 그룹 주식을 단 1주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박성경 부회장의 자녀들 역시 현재 이랜드와 무관한 개인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랜드그룹은 1980년 젊은 박성경 부회장이 이화여대 앞에 꾸린 ‘잉글랜드’라는 작은 옷가게에서 출발한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창업 이후 줄곧 친오빠인 박성수 회장과 생사고락을 함께 하며 그룹을 이끌어 온 공신이라는 점에서 의외로 꼽히는 대목입니다.
▶ <송태희 / 기자>
박성경 부회장, 모자 패션으로 상당히 유명한데요. 저 모자에 사연이 있습니다. 과거 이대 앞에서 옷 가게를 할 때부터 잠 잘 시간이 부족해서 오빠인 박 회장이 직접 모자를 사주고 머리를 감을 시간이 없으니까, 그 것이 계속 이어져서 지금까지 오빠가 모자 선물을 해주고 있다는 뒷 이야기가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오빠의 동생 사랑이 하나의 패션으로 자리 잡았네요. 사실 여느 재벌 기업들 보면 자녀 경영으로 넘어오며 다툼도 많고 형제끼리도 그러한데 지분이 하나도 없는데 다툼이 없었어요. 특이한 상황이네요. 이한라 기자, 최근 킴스클럽 매각이 가장 큰 이슈잖아요?
▶ <이한라 / 기자>
네, 킴스클럽은 식품전문 대형할인마트란 타이틀을 달고 박성수 회장이 나름 공을 들여온 사업 부문입니다. 하지만 이랜드는 최근 전국 37개 킴스클럽 매각을 결정했는데요. 여기에 핵심 점포로 꼽혀온 반포의 뉴코아 강남점도 매물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는데요. 강남 부동산 1번지로 떠오르고 있는 뉴코아 강남점은 매출 1위 점포로 장부 자산 가치만 5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매장 수가 다른 대형마트에 비해 많지는 않지만 뉴코아 강남점은 말 그대로 알짜 점포인데 왜 갑자기 팔까 궁금증이 있거든요.
▶ <송태희 /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제가 직접 박 부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이번 매각 관련해서 박성수 회장과 자주 의사소통 하시나요?
[박성경 / 이랜드그룹 부회장 : 박성수 회장은 크게 관여는 안하고요.]
- 뉴코아 포함된 것도 박성수 회장과 의사소통을 한 건가요?
[박성경 / 이랜드그룹 부회장 : 그렇죠, 회사 중요한 일은 회장님도 아시죠.]
- 박성수 회장이 이번 매각 관련해서 따로 이야기한 것은 없나요?
[박성경 / 이랜드그룹 부회장 : 언제든지 이야기하고 있고요. 선택과 집중이니까, 잘하지 못하는 것은 매각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은 더 잘하는거죠. 다른 의도는 없어요.]
[이랜드 그룹 : 킴스클럽은 이랜드가 운영하고 있는 흑자 사업 부문 중 하나인데요. 선택과 집중이라는 대원칙에 따라 매각이라는 전략적 의사결정을 하게 됐습니다. 이랜드는 향후에 글로벌 유통사업과 글로벌 SPA 확장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으로 그룹의 미래 청사진을 세웠습니다.]
▶ <이한라 / 기자>
이랜드는 지난달 22일 예비입찰에 참여한 10여 곳의 후보 가운데 총 3곳을 인수적격후보사로 선정했습니다. 여기에는 유통업체 등 전략적 투자자와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가 포함된 것으로 이랜드 측은 밝히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킴스클럽 매각 상황, 현재까지는 3곳으로 압축 됐다고 하셨는데, 어떤가요?
▶ <송태희 / 기자>
시장의 관심은 신세계와 롯데, 현대백화점, GS리테일 등 대기업들이 직접 인수에 나설 것인가가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결국 신세계와 롯데 간의 대결로 압축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신세계의 경우 최근 강남점을 증축하면서 반포 일대에 거대한 유통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라는 관측이 나왔고요. 상대적으로 강남 기반이 취약한 롯데는 방어적인 뉴코아 인수로 강남 상권에 대한 영향력 강화와 신세계 견제 효과를 동시에 노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결론적으로 양사가 모두 부인했죠? 이랜드 입장에서는 김이 샜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 <이한라 / 기자>
네, 맞습니다. 신세계와 롯데의 부인에도 매각 참여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금융당국이 조회공시를 요구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말씀처럼 양사는 공시를 통해서 입찰 참여사실이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어떻게 보면 흥행에 조금 김이 빠졌다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어쨌든 두 곳은 빠졌고, 여전히 물망에 오른 곳은 어디인가요?
▶ <송태희 / 기자>
전체적인 기밀유지 조항 때문에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만 다크호스로 하나 떠오른 곳이 농협 하나로마트입니다. 농산물 비중이 높기때문에 식품 매장에 대해 특히 강남이라는 관점이 주효하고 있습니다. 강남에 농협도 기존 양재센터 외에 교두보를 마련하지 않을까하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킴스클럽 매각 왜 하느냐, 얘기를 나눴는데요. 대외적으로는 선택과 집중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속사정이 있는게 아니냐는 얘기가 있어요?
▶ <이한라 / 기자>
네, 맞습니다. 박 회장 남매의 공격적인 경영으로 매출은 늘고 몸집도 커졌습니다만 그만큼 차입금이나 부채 비율도 늘었습니다.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성경 부회장이 직접 이 사안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박성경 / 이랜드그룹 부회장 : 부채비율을 낮춰야 할 것 같아서 올해는 M&A를 안했으면 합니다. 부채비율 낮추는 것은 킴스클럽 매각으로 충분히 200% 초반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중국 유통 쪽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기회가 항상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 <이한라 / 기자>
중국에서의 패션, 유통업 강화를 이유로 들었습니다만 사실 내부적으로는 높아진 부채 비율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었던 거죠. 이랜드그룹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약 370%로 순차입금은 46%를 웃돌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중국 의류사업도 하향세로 접어들며 전체 성장세에도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악재까지 맞았는데요. 한국신용평가는 이랜드그룹의 지주사인 이랜드월드와 자회사 이랜드리테일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각각 한 단계씩 하향 조정했습니다.
▶ <송태희 / 기자>
네, 이랜드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부채비율을 낮추고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의지가 강력합니다.. 박성경 부회장이 신규 M&A를 자제하고, 킴스클럽을 팔겠다고 이야기하는 건, 모두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결국 중국시장에서 이랜드가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중국에서는 예전만큼 돈이 안 벌리고 여러가지 M&A를 시도하면서 돈을 많이 썼어요. M&A는 자제하고 있는 부분을 팔겠다, 그룹 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시도로 풀이될 것 같은데요. 박성수 회장이 공격적인 M&A를 시도해왔었죠?
▶ <이한라 / 기자>
네, 맞습니다. 이랜드의 시작은 이랜드, 헌트, 언더우드 등의 브랜드로 대표되는 패션 의류사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적극적인 M&A를 통해 패션은 물론 식품, 유통, 건설, 호텔/레저, 엔터까지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는데요. 굵직한 것들만 꼽아보자면 2003년 (주)뉴코아, 2006년 카르푸, 2009년 한국콘도, 2010년 우방랜드, 2011년 엘칸토, 2012년 사이판 팜스리조트 등이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패션부문에서는 해외에서는 잘 안 됐는데 이랜드가 사들여와서 잘 된 브랜드가 많은 것 같아요.
▶ <송태희 / 기자>
만다리나덕, 코치넬레, K-SWISS 등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30대 후반, 40대 후반에게는 이랜드그룹이 잘 알려져 있지만 20대만 해도 잘 모르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랬던 이랜드가 또 한번 언론에 주목을 받은 적 있죠. 2012년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인 LA다저스 인수를 추진했었습니다. 당시 피터 오말리 구단주와 손을 잡고 다저스 인수전에 뛰어들었습니다만 결국 최종 낙찰에는 실패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지금까지 인수했던 회사와 브랜드 얘기를 들어봤는데 조금 다른식으로 대중에게 각인됐던 회사가 있습니다. 이랜드가 이전에 인수했던 대형마트 카르푸인데요. 이 과정에서 여러가지 잡음이 생기면서 드라마나 영화 소재로 소개된 적 있죠.
▶ <이한라 / 기자>
네, 영화 카트와 웹툰 드라마 송곳 말씀이시죠? 세 작품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대형마트에서 벌어진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는데요. 바로 이랜드의 까르푸 인수 과정, 이른바 ‘이랜드 사태’가 모티브가 됐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이랜드 사태라, 어떤 일이었는지 간단히 소개해 주시죠.
▶ <이한라 / 기자>
2006년 프랑스 대형할인점인 까르푸가 한국에서의 철수를 결정하자 이랜드그룹은 약 1조 7000억원에 한국까르푸를 인수해 홈에버로 상호를 바꾸게 되는데요. 홈에버가 지금의 홈플러스 간판을 달기까지 채 2년이 안 되는 시간동안 이랜드가 800명에 가까운 비정규 직원들을 해고하게 됩니다. 이랜드가 까르푸 인수할 당시1조 2000억원 가량을 빚으로 해결했는데, 높은 이자부담이나 수익성 저하 등으로 결국 비정규직을 해고하는 방안을 선택하게 된 거죠.
당시 이랜드가 경영효율화를 명분으로 비정규 직원들을 해고하고 외주 용역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하자, 해고 노동자들이 상암동 홈에버 월드컵점, 지금의 홈플러스 월드컵점을 점거하며 농성에 들어갔고, 무려 512일이라는 긴 시간동안 투쟁을 이어가게 됩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이 사태가 당시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됐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박성수 회장이 독실한 개신교 신자라는 점이었죠. 그래서 더욱 논란이 확대되지 않았습니까?
▶ <송태희 / 기자>
네, 경찰들과의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고, 당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박성수 회장이 다니던 강남의 '사랑의 교회'를 직접 찾기도 했는데요. 박 회장이 “성경에 노조는 없다”라고 하자 노조에서는 “성경에는 비정규직도 없다”며 맞선 일화가 전해지기도 합니다. 최종적으로 2008년 11월, 해고자 28명 가운데 12명의 노조간부가 퇴사하는 조건으로, 16명은 복직하는 것으로 협상은 마무리되고 파업은 종결됐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이랜드 사태는 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는 경영적인 측면에서는 도움이 됐을지 모르지만 이랜드그룹의 대외 이미지나 박성수 회장 개인 이미지에 적지않게 타격을 줬을 것 같네요.
▶ <이한라 / 기자>
네, 이랜드는 이 사건으로 그룹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는데요. 한때 창업 신화로 대학생이 취업하고 싶은 기업 2위에 오르기도 했던 이랜드는 이 사건으로 취업 선호도 기업 조사에서 하위권으로 추락하게 됩니다. 박성수 회장에게는 홈에버 사태가 두고두고 아픈 손가락이 될 것 같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네, 홈에버 인수 과정에서 기업의 풍파를 많이 겪었는데 그렇게 어렵게 진출한 유통업에 최근 이랜드가 많이 자체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아요.
▶ <송태희 / 기자>
네, 박성수 회장의 사업 영역 확장에는 나름의 철학이 있습니다. 박 회장은 평소 6개 영역을 사업의 중심축으로 꼽고 있는데요. 의(衣), 식(食), 주(住), 휴(休), 미(美), 락(樂)입니다. 이런 것들이 합쳐진 것이 바로 미래의 이랜드다, 이렇게 보면 됩니다. 결국 이랜드는 박성수 회장의 꿈의 땅이라 볼 수 있는 것이죠.
▷ <최서우 / 진행자>
그 가운데 '락'과 관련된 사업이 호텔, 레저, 엔터테인먼트 쪽이겠군요. 이 부문 성적은 어떻습니까?
▶ <이한라 / 기자>
네, 스포츠와 레저사업 부문도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두 남매의 스포츠 사랑이 반영된 결과라 볼 수 있는데요. 말씀드린 대로 박성수 회장은 한 때 미국 LA다저스 인수를 추진했을 정도로 소문난 야구광이고요. 박성경 부회장은 최초의 여성 구단주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2014년에 창단한 프로축구단에 애정을 쏟고 있습니다. 호텔과 여행 등 레저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박성경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대규모 투자를 진행중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스포츠단 운영이야 사업적인 분야가 아니고 오히려 돈을 쓰는 분야니까, 구체적으로 사업 분야는 어떻습니까?
▶ <송태희 / 기자>
네, 이랜드파크 쪽에서 이 부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사이판 팜스리조트 리뉴얼 공사에 착수했고, 건영의 글로리콘도 사업부문을 200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박성경 부회장은 2014년 제주 켄싱턴 호텔 오픈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까지 호텔과 레저 사업부문을 아시아 최고, 세계 10대 호텔·레저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습니다.
여기서 좀 주목할 만한 숫자는 2020입니다. 2020년이면 5년 뒤 아니겠습니까? 5년 안에 호텔과 레저 사업을 아시아 최고 수준으로 키우겠다, 또 하나 유의할 것은 중국에서도 2020년까지 매출 규모를 25조원까지 늘리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5년 이내에 이랜드그룹은 그야말로 비약적인 도약을 한겠다는 웅대하고 큰 목표를 세워놓고 있는 것이죠.
▷ <최서우 / 진행자>
이랜드그룹이 현재 호텔이나 레저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가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5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아시아 최고, 세계 10대 호텔 레저 기업이 되겠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얘기입니까?
▶ <이한라 / 기자>
말씀처럼 아직 투자에 비해 실적은 저조한 수준입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이랜드파크는 32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요. 지난해 2분기 기준 객실 가동률은 50%를 밑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랜드는 지난해 서울 홍대를 기반으로 서울시내 면세점에 도전하는 등 새 사업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인데요. 말씀처럼 아직까지는 뚜렷한 성과는 없는 상황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결국, 이랜드그룹이 밝힌 호텔 레저 사업 분야에서도 중국이 승부처가 될 것 같은데 구체적인 전략과 움직임 좀 말씀해 주시죠.
▶ <이한라 / 기자>
최근 이랜드가 특히 집중하는 분야는 바로 유통입니다. 현재 중국에서 현지 기업과 손잡고 프리미엄아울렛 사업에 도전장을 낸 상황입니다. 중국이 경기 불황에 빠진 상황에서 20년이 넘는 기간동안 중국 사업을 통해 쌓은 노하우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유통 대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새로운 유통 성공신화를 쓰겠다는 구상입니다.
지난 1월 중국 상하이에 신개념 유통점인 ‘팍슨-뉴코아몰 1호점’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중국에서 10개의 유통점을 오픈할 계획인데요. 이어 중국 부심을 비롯해 베이지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복합쇼핑몰 오픈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건물은 현지 업체가, 콘텐츠와 운영은 이랜드그룹이 맡는 형식으로 재무 부담을 덜면서 사업 진출에는 속도를 낸다는 전략입니다.
- 중국 쪽 속도는 어떤가요? 계획대로 되어 가나요?
[박성경 / 이랜드그룹 부회장 : 계획대로 잘 가고 있어요. 3월에도 미팅을 많이 해야해요. 우리가 잘 하는 것 하려고 그래요.]
[박성경 / 이랜드그룹 부회장 : 이번 중국 유통진출은 20년 동안 이랜드가 중국에서 쌓아온 신뢰와 세계최대 콘텐츠 역량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이랜드 중국 사업의 큰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그동안 이랜드그룹이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직접적인 유통진출을 하지 않고 패션과 같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식으로 진출했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유통분야에 직접적으로 진출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 <송태희 / 기자>
이랜드는 일찍부터 중국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한중 수교가 1992년에 이뤄졌는데 그 해에 이랜드는 상해지사를 설립했습니다. 한중 수교 이전에 이미 중국 시장에 진출한 것이란 얘기죠. 또 하나 중국에서 우리 기업이 활동할 때 빼놓지 않고 얘기하는 것이 중국판 인맥인 '관시(關係)'입니다. 다른 기업들이 접대와 돈으로 관시를 맺은 반면, 이랜드 직원들은 중국 관공서 직원의 책상을 아침마다 닦아 주면서 신뢰 관계를 맺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이렇게 시작해서 오늘날 이랜드는 중국에 45개 브랜드, 7700여개 직영매장, 연매출 2조 5천억원의 성공 신화를 일궈 낸 것이죠.
▷ <최서우 / 진행자>
결국 종합해보면 이랜드가 중국에서 의류를 바탕으로 성공을 했는데 그 영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해서 유통에 진출한다 이런 말씀이군요. 박성수 회장과 박성경 부회장, 오누이의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
▶ <이한라 / 기자>
위험 요인을 꼽자면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입니다. 생산 과잉에 이어 소비까지 움츠려들 경우,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 앞서 제기된 이랜드의 재정 건전성 문제도 계속 지켜봐야 할 요인입니다. 이번에 킴스클럽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돼야 박성경 부회장이 목표로 잡은 부채비율 200%를 맞출 수 있을 테니까요.
▶ <송태희 / 기자>
여기에 또 이랜드 리테일 상장이라는 변수도 있습니다. 올해 주간사를 선정해 내년쯤 상장할 계획입니다. 요즘 증시의 변동성, 그리고 세계 경제의 디플레 조짐, 이런 것들을 고려 할 때 과연 상장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시기에 제대로 상장할 수 있느냐가 미지수입니다. 결국 킴스클럽 매각과 중국 투자 여기에 상장까지 세 가지 큰 고비가 올해 박회장 오누이가 넘어야 할 산으로 남아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박성수 회장이 과거 2021년까지 이랜드그룹을 세계 200대 그룹에 진입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습니다. 2평짜리 옷 가게를 매출 10조원의 그룹으로 성장시키는데 30년정도 걸렸으니까, 앞으로 남은 6년정도 시간동안 이 같은 목표에 얼마나 다가설지 궁금합니다. 킴스클럽 매각과 중국 유통 시장 진출이라는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된 두 남매의 도전이 주목을 받는 이유입니다.
(CEO 취재파일, 매주 수요일 저녁 8시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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