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대국> AI 무한 가능성 확인..상상이 현실로

2016. 3. 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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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통성 없다' 인식 탈피..자동차 산업 등서 AI 도입 바람 거세질 듯
모니터에 비쳐진 대국 장면
<세기의 대국>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구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맞대결에서 패한 이세돌 9단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에서 대국장을 나서고 있다. 2016.3.9 saba@yna.co.kr
<세기의 대국> 이세돌, 구글 '알파고'에 충격의 불계패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9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이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세기의 바둑대결 관련 뉴스속보를 시청하고 있다. 이세돌 9단은 이날 열린 알파고와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1국에서 흑을 잡고 186수 만에 불계패했다. kane@yna.co.kr

'융통성 없다' 인식 탈피…자동차 산업 등서 AI 도입 바람 거세질 듯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계산만 잘하는 헛똑똑이'

인공지능(AI)에 붙어 있던 오랜 선입견이 드디어 떨어질까? 구글이 개발한 AI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9일 세계 바둑 챔피언인 이세돌 9단과의 첫 대국에서 예상 밖의 첫 승을 거두면서 AI의 위상이 급상승할 전망이다. 직관, 유연성, 지적 성장 등 인간만의 강점도 기계가 따라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 세계에 보여준 것이다.

알파고는 직관적으로 바둑 판세를 읽을 수 있어 사람처럼 기발하고 유연한 대응을 할 수 있다. 또 사람과 달리 지치지도 않고 자율 학습을 24시간 내내 계속해 수개월의 짧은 시간에 '환골탈태' 수준으로 바둑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AI에 대한 불신이 장애물이던 신산업은 알파고의 승리가 호재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자율주행자동차와 드론(무인항공기)이 대표적인 예다. 기계가 사람처럼 융통성 있게 차량, 항공기, 공장, 금융기관 등을 관리할 수 있다는 믿음이 굳어질 수 있다. 산업 각계에서 자동화 바람이 불 수 있다.

교육, 예술, 언론 등 AI와 다소 무관해 보이던 영역도 변화의 가능성이 커졌다. 사람과 구별이 어려운 고차원 AI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만화를 편집하고 기획 기사를 쓰는 것도 아예 불가능한 구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대국의 직접적 수혜자는 10억원 이상의 상금을 내걸고 경기를 주최한 구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남은 4번의 경기 동안 알파고가 완승을 하든, 힘겹게 이기든, 애석하게 지든 자사 AI의 탁월함을 알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구글은 이미 자사 검색엔진과 스마트폰용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 등에 AI를 적극적으로 쓰는 데다 자율주행 차량과 차세대 의료 서비스 등에서도 AI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집중 개발하고 있다.

AI는 사용자의 목소리를 그대로 이해하는 스마트폰 비서 서비스나 사진에서 특정 사물이나 사람의 얼굴을 찾아내는 이미지 자동 검색 등에 널리 쓰이며 급속히 발전했지만 대중의 불신이 강했다.

특정 상황에서 단순 계산을 반복하는 양(量)적 능력은 좋아도 직관과 융통성 등 질(質)적 측면에서는 사람과 비교할 수준이 못 된다는 생각이 오랫동안 계속된 것이다. AI가 미래 인간의 역할을 대체할 것이라는 관측에 맞서는 주요 반론이기도 했다.

그러나 알파고가 바둑에서 이세돌 9단에 거뜬히 첫 승을 거두면서 이 주장도 옛말이 될 위기에 처했다.

바둑은 경우의 수가 우주 전체의 원자 수보다도 많을 정도로 복잡한 게임이다. 모든 수를 계산하는 식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 관건은 인간의 직관이다. 흑백 돌의 미궁에서 꼭 중요한 수만 가려내 주시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직관은 애초 AI에게는 못 넘볼 한계였다. 컴퓨터에 지시 사항을 입력하는 식으로는 직관을 인공적으로 구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바둑이 사람을 이기려면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이유기도 했다.

그러나 컴퓨터가 사람처럼 스스로 학습을 하는 '딥러닝' 기술이 2000년대 후반 개발되면서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자율 학습 능력을 갖춘 AI가 바둑의 수 중에서 직접 중요 사례만 골라내 계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알파고는 딥러닝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사례다.

알파고의 이런 특성을 잘 몰랐던 이세돌 9단은 애초 5대0 압승을 자신했지만 첫 대국 전날인 8일 구글 측의 설명을 듣고서야 태도를 바꿨다. "완승이 아닐 수도 있어 긴장된다"며 난색을 보인 것이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 첫 경기에서 마치 현직 최고수처럼 돌을 놓는 알파고 앞에서 기권패를 선언했다. 승패를 갈랐던 알파고의 102번째 수는 '프로기사도 생각하기 어려웠던 수'로 꼽혔다 .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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