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천사 지광국사탑' 전면 해체·보수한다

2016. 3. 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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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가장 아름다운 불탑’ 꼽히지만
기단부 균열 등 보존상태 악화
3년간 과학적 보존처리·연구진행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사진 문화재청 제공

국내 옛 불탑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명품으로 꼽히는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국보 101호)이 대수술을 받게 됐다. 문화재청은 서울 경복궁 안 고궁박물관 옆에 있는 이 탑의 보존상태가 계속 악화돼 22일부터 전면 해체 및 보존처리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기단부 등의 균열이 심화하고, 시멘트로 복원된 옥개석, 상륜부의 구조적 불안정까지 더해지면서 석탑의 추가 훼손이 우려되는 상태”라며 “부재를 모두 해체하는 만큼 온전한 보존처리에는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광국사탑은 고려시대 나라로부터 ‘왕사’(王師)와 ‘국사’(國師)의 칭호를 받았던 지광국사(984~1067)의 사리를 봉안한 부도탑이다.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높이 6.1m의 이 탑은 통일신라기 사리탑에서 기단은 팔각, 탑신은 원형으로 다듬었던 팔각원당형(八角圓堂型) 양식의 유행을 벗어나 아래 평면이 4각형인 새 양식을 보여준다. 정교하고 화려한 이국풍 조각이 돋보이는 고려 시대 사리탑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애초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비’(국보 59호)와 함께 법천사터에 있었으나, 일제 강점 초기인 1911년 일본인에 의해 뜯겨 일본 오사카로 옮겨졌다가 다시 돌아오는 등 1990년 지금 자리로 오기까지 최소 9차례 이전되는 곡절을 치렀다. 6·25 한국전쟁 당시에는 떨어진 폭탄에 맞아 옥개석 등의 상부 돌 부재들이 산산조각 나는 참화를 입었고, 1957년 시멘트 등의 여러 재료로 복원되어 현재에 이른다.

10차례 가까운 이전과 숱한 훼손으로 탑의 안정성과 보존상태는 매우 좋지 않은 편이다. 2005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서울 경복궁에서 용산 새 건물로 이전하면서 경내에 있던 다른 석탑들은 모두 이전했으나, 이 탑만은 부재와 탑신 등의 안정성이 크게 떨어져 이전을 포기하기도 했다. 그동안 벌인 정기조사(2005년, 2010년), 문화재 특별 종합점검(2014~2015년), 정밀안전진단(2015년) 등에서도 다수의 균열과 시멘트 복원 부위 탈락 등이 확인된 바 있다.

문화재청은 14일부터 석탑 주변에 공사를 위한 가설 시설물을 설치하며 22일 오후 2시 공사 시작을 알리는 해체공사 보고식을 연다. 청은 이후 4월2일까지 전체 탑을 해체하고 부재를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로 운송해 과학적인 보존처리 및 연구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복원 시점은 일단 2019년으로 잡아놓았으나, 탑을 앞으로 어느 장소에 놓을지는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강원도 원주시 쪽이 법천사터의 원래 자리로 적극적인 반환운동을 벌이고 있는 반면, 오랫동안 탑을 관할해온 국립중앙박물관 쪽은 용산 박물관 경내 이전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결국 문화재위원회의 논의와 의결로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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