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vsAI]"2단수준이라더니.." 알파고, 5개월만에 일취월장

주성호 기자 2016. 3. 9.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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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1시 2대국..이세돌 "남은 대국의 확률은 50대50"
이세돌 9단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구글 알파고와의 첫대국을 끝내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진문에 답하고 있다. 2016.3.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승률은 50대 50으로 본다. 알파고는 이세돌 9단같은 챔피언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강점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실력이 향상됐으니 대국 결과는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알파고'를 개발한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대표의 자신감은 헛되지 않았다. '알파고'는 9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 최강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지난해 10월 판후이 2단과의 대국 이후 실력이 향상됐음을 입증했다.

이세돌 9단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특별대국장에서 열린 알파고와의 5번기 제1대국에서 186수만에 흑 불계로 패했다. 경기 종료 시간은 오후 4시36분으로 3시간35분간 경기가 펼쳤다.

대국이 시작되기전까지만 해도 변칙적인 경기운영에 능한 이세돌 9단이 '정석플레이'로 학습한 알파고를 가볍게 제압하리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그러나 막상 첫 수를 두는 순간 전문가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수가 거듭될수록 전문가들은 아연실색했다. 감정없는 인간이 두는 바둑같았기 때문이다.

알파고는 경기 초중반 안정적인 경기운영으로 이세돌 9단을 밀어붙였다. 중반을 넘어서며 알파고도 실수를 범했다. 그러나 이세돌 9단의 치명적인 실수가 나오면서 판세는 뒤집혔다. 승기를 잡은 알파고는 흔들리지 않고 이세돌 9단을 몰아세웠다.

이세돌 9단도 대국이 열리기 전까지 시종일관 "저와 맞붙을 수준은 아니다"고 자신했지만 패배 직후 "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알파고가 승리를 거둬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첫 대국을 통해 알파고는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바둑 전문가들의 평가에 따르면 판후이 2단과 맞붙을 당시의 알파고 수준은 2단 정도였다. 이세돌 9단에 도전장을 던지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반면 딥마인드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국 하루전인 지난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대표는 "알파고가 지난해 유럽챔피언 판후이 2단을 꺾은 이후 피드백을 많이 받고 시스템이 개선됐다"며 업그레이드가 진행됐음을 밝힌 바 있다. 결국 이날 대국에서 그들의 자신감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낸 셈이다.

전문가들은 불과 5개월여만에 실력이 일취월장한 알파고의 능력에 경악을 금치못했다. 바둑TV에서 해설을 맡았던 유창혁 9단도 "지난해 10월 판후이와의 대국을 봤을 때는 이세돌 9단과 붙을 수준이 전혀 아니었다"며 "이번에 업그레이돼서 온 알파고는 프로 정상급에 뒤지지 않는 실력으로 굉장히 바둑을 잘 두더라"고 말했다.

실제 알파고의 데이터 학습량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고 속도 또한 빠르다. 알파고는 지금껏 프로 바둑기사들이 실제로 둔 대국기보 3000만건을 기본 데이터로 삼아 자체 대국을 수백만번 진행했다.

구글에 따르면 알파고가 습득할 수 있는 데이터 양은 4주를 기준으로 100만 기보에 달한다. 즉 알파고는 판후이 2단을 꺾은 이후 5개월간 500만번 이상의 대국을 펼쳐왔던 셈이다. 이는 인간이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연습량이다.

이세돌 9단은 10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알파고와 2대국을 펼친다. 이 9단은 "오늘 패배는 내일 대국 내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 확률은 5대5라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이세돌 9단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구글 알파고와의 첫대국을 끝낸 뒤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2016.3.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sho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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