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0.1% 파격..ISA 수수료 전쟁 불붙었다
[ 김우섭 기자 ]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일부 증권사는 일임형 상품의 수수료를 기존 상품의 10분의 1 수준인 0.1%까지 떨어뜨렸다. ISA는 한 계좌에 여러 금융 상품을 담을 수 있는 ‘절세 통장’으로 오는 14일부터 판매된다. 투자자 본인이 어떤 상품에 투자할지 결정하는 신탁형 ISA와 본인의 투자 성향에 따라 회사가 추천하는 ‘모델 포트폴리오’에 따라 투자하는 일임형 ISA가 있다.
◆출혈경쟁 예고한 증권사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일임형 ISA의 수수료를 연 0.1~0.5%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나 위험한 상품군에 투자하는지에 따라 수수료가 달라진다. 예·적금 등 초저위험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린 고객에게 연 0.1%, 고위험·고수익 상품군을 고른 투자자들에게 연 0.5%의 수수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저위험 중위험 포트폴리오를 선택한 투자자들이 내야 하는 수수료 연 0.3% 수준이다.
다른 증권사의 일임형 상품 수수료도 1%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는 연 0.2~0.6%, 삼성증권은 연 0.6~1.0% 수준으로 수수료를 책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를 받겠다고 공언한 키움증권까지 가세하면 증권사들의 수수료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투자자들이 상품을 지정하는 신탁형 ISA 수수료도 비교적 낮게 책정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주가연계증권(ELS)엔 0.5%, 예금이나 환매조건부채권(RP)엔 연 0.1% 정도의 수수료를 붙일 계획”이라며 “계좌 관리 비용에 해당하는 기본 수수료는 아예 받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수수료는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다. 일임형 ISA와 비슷한 일임형 랩어카운트(수수료 연 1.5~2.5%)의 10분의 1 안팎에 불과하다. 한 증권사의 ISA 태스크포스(TF) 관계자는 “당초 1% 내외의 수수료를 부과할 계획이었지만 은행의 일임형 ISA 참여 등으로 수수료를 더욱 낮췄다”며 “초기엔 손해를 보더라도 경쟁사보다 낮은 수수료를 책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대응에 주목
금융당국의 우회적인 압박도 수수료를 낮춘 요인으로 꼽힌다. 수수료 부담으로 ISA 수익률이 낮아지면 국민 재산 불리기라는 제도 도입 취지가 희석된다는 게 금융당국의 논리였다. 투자자가 일임형 상품에 1000만원을 투자해 3%의 수익이 났다고 해도 수수료가 1.5%면 투자자가 손에 쥐는 돈은 1015만원에 불과하다. 2만3100원(수익의 15.4%)의 세금을 절약하기 위해 15만원을 금융회사에 줘야 한다는 얘기다. 투자자들이 수수료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은행권의 일임형 ISA 판매가 본격화하면 수수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선수 하나금융투자 부장은 “ISA는 투자자 한 명이 금융회사 중 단 한 곳에 한 개 계좌만 개설할 수 있다”며 “은행과 경쟁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선 수수료 차별화 외엔 뚜렷한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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