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파문' 與, 격랑 속으로..친박·비박 갈등 최고조(종합)

김성곤 2016. 3. 9. 16:5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무성, 회의 내내 노코멘트 불편한 심경 내비쳐윤상현 "김무성 대표에 사과..공천관여 아니다"

[이데일리 김성곤·강신우 기자] 새누리당이 발칵 뒤집혔다.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이 김무성 대표의 공천배제를 주장하며 욕설을 포함한 막말을 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 공천 살생부 파문, 경선 여론조사 문건 유출 논란의 후폭풍이 채 가시기도 전에 메가톤급 악재가 터진 것이다.

새누리당은 9일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열어 이른바 ‘윤상현 막말파문’의 수습을 시도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4.13 총선을 불과 30여일 앞두고 친박·비박간 계파갈등만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격노한 김무성, 윤상현 면담·사과 요청 거부하며 문전박대

새누리당 현역의원 40여명의 공천 살생부가 알려진 지난달 27일 오후. 격분한 상태였던 윤 의원은 취중에 “형”이라고 부르는 친박계 모 의원과 전화통화에서 “김무성이 죽여버려. 이 XX. (비박계) 다 죽여. 그래서 전화했다”며 거칠게 비난했다. 사석에서의 대화였지만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엄청난 파문이 일었다.

김 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이번 파문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지만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회의 내내 노코멘트로 일관하며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오전 11시 5분경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도중 윤 의원이 사과의 뜻을 전하기 위해 국회 대표실을 찾았지만 “만날 상황이 아니다”며 면담을 거부하고 옆문을 통해 빠져나갔다.

윤 의원은 회의실 밖에서 대기 중이던 기자들과 만나 “김무성 대표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도 “사적대화 녹음은 음모다. 전화통화 상대는 기억나지 않는다. 녹음한 사람을 알아보겠다”고 밝혔다. 또 공천개입 시도라는 질문에는 “절대로 아니다”며 김 대표에게 다시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대표측 관계자는 이에 “녹취록의 내용은 공천 배제를 요구하는 사실상의 정치공작”이라면서 “이번 발언은 김무성 대표의 상향식 공천에 대해 소수 친박이 밀실공천을 하겠다는 음모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박 “윤상현, 정계은퇴해야” 총공세 vs 친박 “진상규명이 먼저” 방어

윤상현 막말파문이 벌어지면서 친박계와 비박계는 또다시 정면충돌했다. 공천룰 논란에 이어 유령당원명부, 우선추천지역 확대와 단수추천 등을 놓고 쌓여왔던 갈등이 대폭발한 것. 특히 이번 파문의 후폭풍은 여파를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공관위 독립성 침해 또는 정치공작 등 180도 상반된 방향으로 결론을 맺을 수도 있기 때문.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공천 주도권 행사를 내심 못마땅한 눈으로 지켜봤던 비박계는 총공세에 나섰다. 김학용 대표비서실장은 윤 의원의 공천배제와 당 윤리위원회 징계를 촉구했다. 김 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홍문표 의원은 “ 정계를 스스로 은퇴를 하든지 자기 거취를 결정해야할 그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비박계로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윤 의원의 전화를 받은 사람은 김무성 대표를 죽여버릴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일 것”이라면서 “이는 딱 두 부류로 공관위원들이거나 공관위원들에게 오더를 내릴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번 파문의 진상규명이 안될 경우 의원총회 개최를 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예기치 못한 돌발악재에 당황한 친박계는 파문확산을 차단하며 진화에 나섰다. 친박계 맏형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사적발언을 녹음한 것도 문제지만 개인적 통화까지 녹취해서 언론에 공개하면 누굴 믿고 대화하나”고 한탄하면서 “윤상현 의원이 김무성 대표를 직접 찾아가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비박계가 요구한 윤 의원에 대한 공천배제와 관련,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면서 “진상을 규명하는 게 우선“이라며 말을 아꼈다.

김성곤 (skzero@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