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반상' 정치권도 도끼자루 썩는 줄 몰랐다

전혼잎 2016. 3. 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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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원유철 박원순 등 대국장 찾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여야 정치인들이 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의 대국이 진행된 9일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대국을 참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9일 총선 준비에 바쁜 정치권의 이목도 바둑 최고수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의 ‘세기의 반상’에 쏠렸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원유철 새누리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박영선 더민주 비대위원 등 여야 정치인들도 대국장을 찾아 이세돌 9단의 승리를 한 목소리로 응원했다. 모두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상대로 불계승할 것이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분위기였다.

바둑 애호가로 알려진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가장 먼저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대국장을 찾아 “창조적으로 바둑을 두는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 대결은 매우 흥미진진한 세기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한국 바둑이 세계 바둑계를 휩쓸고 바둑한류를 이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 바둑모임 ‘기우회’의 회장이자 아마 바둑 5단의 실력자로 통한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도 “이세돌 9단을 응원하러 왔다”며 “(오늘 대국은)사람이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평소 바둑을 즐기지는 않지만 이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대결을 참관하기 위해 일정 중 틈을 냈다고 전해진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박영선 더민주 비대위원도 대국장을 찾았다. 박 의원은 “(언론사에 재직할 때) 이세돌 9단, 이창호 9단과 인터뷰를 해서 젊은 기사들과 교류가 있다”며 “온 가족이 바둑을 다 두는 바둑가족”이라며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여야정치인들은 이날 대국장에서도 국회에서의 기싸움을 이어갔다. 원 원내대표가 김 대표에게 “대표님은 바둑 두시지 않으시잖아요”라고 하자 김 대표는 “만져는 봤다”고 답했다. 이어 원 원내대표가 “서양 체스는 남을 죽여야 끝나는데 바둑은 상생하는 철학을 갖고 있다. 정치권도 바둑과 같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상생의 철학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자 김 대표는 “정치가 사람이 하는 것이니까.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라고 맞받아쳤다.

9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아름다운 극장에서 열린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 콘서트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석했다. 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서울 종로구 ‘아름다운 극장’에서 열린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 콘서트’에 참석해 대국을 지켜봤다. 그는 대학생 시절 책으로 바둑을 배우기 시작해 1년 만에 아마 2단 수준이 됐다며 자신의 실력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바둑은 제 취미이고 정보통신(IT)은 제 전문 분야다. 이 두 분야가 만나는 곳에 제가 어떻게 빠질 수 있겠냐”고 소감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다른 당 소속인 정세균 더민주 의원도 함께 참석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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