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승리가 보인다..좌상전투서 큰 이득
[경향신문]
“헉! 이 정도야!”
결전이 시작됐다. 인류가 만든 최고의 지적게임으로 불리는 ‘바둑’에서 인류 대표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의 대표주자 알파고가 마침내 충돌했다.
9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세기적 대결’로 불리는 ‘이세돌 vs 알파고’의 일전이 시작된 가운데 오후 3시50분 현재 중반 진행이 한창이다.
덤이 7집반이어서 백이 조금은 유리하다는 중국룰로 치러지는 이번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은 스스로 흑을 잡았다. 자신이 선택권을 가진 상황에서 이세돌 9단이 집으로 불리하다는 흑을 잡은 것은 초반부터 반면의 주도권을 틀어쥐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를 입증하듯 이세돌 9단은 자신의 네 번째 수부터 예상 외의 수로 도발했다. 그순간 알파고의 초반 실착이 나온 듯했다. 이날 대국을 공개해설한 김성룡 9단은 10수 언저리부터 “실망이다. 이런 수준으로는 이세돌 9단의 상대가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5개월 동안 두려워했던 것이 허무하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내 김성룡 9단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알파고가 의외의 강수로 이세돌 9단을 압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진짜 프로 같은 모습이라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한때 이9단의 위기설까지 나왔다. 상중앙 전투에서 망한 것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왔다.
그러나 중반 전투에 들어서면서 힘의 기울기는 이세돌 9단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좌하귀 전투에서 알파고의 완착이 두 차례 나오는 순간 이세돌 9단의 ‘응징의 한 수’가 강렬하게 터졌다. 이후 중앙 쪽에 흑의 큰집이 만들어져서는 이세돌 9단이 확실히 우세를 점했다.
알파고의 이후 행마도 간단치는 않았다. 우변에 뛰어들어 바꿔치기를 하는 등 날카로운 착점을 보여줬다. 하지만 ‘인간 대표’ 이9단의 효과적인 대응에 막혀 큰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124수가 진행된 현재 이9단이 우세한 가운데 마지막 전투가 벌어질 조짐이다.
한편 이번 바둑은 반칙패가 없다. 무르기가 가능하다는 것. 이는 알파고가 상대의 반칙을 인식하지 못하고, 알파고를 대신해서 착점하는 아자황씨가 실수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세돌 vs 알파고 5번기 제1국 보기
▶[단독] 이세돌과 대결 앞둔 알파고, ‘비밀훈련’ 받았다
▶‘이세돌 vs 알파고’ 관전 때 알아두면 좋을 바둑용어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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