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北 '핵탄두 소형화' 기술적 수준은

장민성 2016. 3. 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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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9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 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제1비서는 이 자리에서 소형화된 핵무기와 운반 로켓을 더 많이 만들고 실천 배치된 핵무기를 개량하며, 미국보다 먼저 핵 타격을 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제1비서의 시찰에는 우리 정부가 8일 독자 제재 대상에 이름을 올린 전략군 사령관 김락겸과 노동당 부부장 홍영칠, 그리고 김 제1비서의 누이동생인 김여정 등이 동행했다. 2016.03.09.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9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 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제1비서는 이 자리에서 소형화된 핵무기와 운반 로켓을 더 많이 만들고 실천 배치된 핵무기를 개량하며, 미국보다 먼저 핵 타격을 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제1비서의 시찰에는 우리 정부가 8일 독자 제재 대상에 이름을 올린 전략군 사령관 김락겸과 노동당 부부장 홍영칠, 그리고 김 제1비서의 누이동생인 김여정 등이 동행했다. 2016.03.09.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군·정보당국 및 전문가들 "北 주장 신빙성 낮지만 핵탄두 소형화 기술 상당"
은색 골프공 모양 원형 물체는 핵탄두 내 '기폭장치'…소형화 가능성
北, 증폭핵분열 기술 수준 향상된 듯…전문가들 "재진입 기술 확보 아직"

【서울=뉴시스】장민성 기자 = 북한이 9일 "핵탄두를 경량화해 탄도미사일에 맞게 표준·규격화했다"고 주장하면서 핵탄두 내 기폭장치로 추정되는 원형 물체와 KN-08 미사일 사진 등을 공개한 데 대해 우리 군·정보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면서도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했다.

우선 군 당국은 "실제 소형화된 핵탄두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의 한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데 대해서는 어느 정도 평가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실제 소형화된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보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노동신문에 공개된 사진 등에 대한 분석 작업이 더 필요하다"면서도 "핵탄두로 추정되는 원형 물체는 모형일 가능성이 높고 북측의 주장대로 핵탄두의 경량화·표준화·규격화 성공 여부도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측 주장의 신빙성이 높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핵탄두 소형화와 관련한 기술적 수준은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일반적인 핵 기술 발전 정도, (북한의) 1차 핵실험(2006년) 이후의 기간 등을 고려할 때 핵과 관련된 소형화 기술은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북한이 오랜 기간의 핵·미사일 개발 과정에서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축적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문가들도 북한 주장의 신빙성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핵탄두 소형화 기술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군사·안보 분야의 한 전문가는 "북한의 주장을 면밀하게 분석해야 하지만 단순한 '공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이 우리의 예상보다 더욱 발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탄두 소형화 기술의 관건은 미사일 추진력과 증폭핵분열 기술"이라며 "성공 단계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는 건 확실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노동신문에 공개된 사진이 실제로 핵탄두가 맞다면 소형화·경량화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며 "사진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핵탄두 중량이 500㎏ 이하일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지난 4차 핵실험에서 증폭핵분열 기술을 상당히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바탕으로 핵탄두 소형화 기술에도 진전을 이뤘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증폭핵분열 기술은 핵폭탄 내부에 이중수소와 삼중수소 같은 핵융합 물질을 채워 핵융합을 야기해 핵폭발력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핵탄두의 소형화를 가능케 하는 기술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특히 은색 골프공 모양의 원형 물체가 핵탄두 내 기폭장치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핵물질 주위에 고폭장약을 설치해 일시에 핵물질이 압축·폭발할 수 있도록 내폭형 설계가 적용됐다는 것이다.

다만 기폭장치 설계가 정교하게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평가를 유보했다. 또한 북한이 공개한 사진 중 의도적으로 흐릿하게 처리된 설계 도면(추정)에서 원형 물체가 2개인 것에 대해서도 분석이 더 필요하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우리 식의 혼합장약구조로서 열핵반응이 순간적으로 급속히 전개될 수 있는 합리적인 구조로 설계된 핵탄두가 정말 대단하다"고 평가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보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기술과 함께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탄두가 대기권에 재돌입할 때 타버리지 않도록 보호하는 재진입 기술까지 확보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김 교수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 수준과 핵탄두 소형화 기술 등이 상당할 수는 있지만 실제 소형화된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며 "아직까지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nligh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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