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파산 10년> 심형래에서 박보검까지..연예인도 신청 많아
개인 빚·보증 늪에 빠져 파산·회생 신청...일부는 악용사례도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화려한 삶을 사는 연예인들도 남모르는 채무를 지고 감당하지 못해 결국 파산이나 회생 신청을 한 사례가 적지 않다.
사업에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실패하거나 지인의 빚 보증을 잘못 섰다가 거액의 빚을 떠안는 경우, 가족의 빚 부담을 함께 진 경우 등이다.
파산 선고로 거액의 빚을 탕감받은 대표적인 연예인은 심형래(58)씨다.
'영구 없다'라는 유행어로 한 시대를 풍미한 코미디언인 심씨는 영화감독으로 전업해 영화 '디 워'(2007)를 성공시켰으나 영화 제작 과정에서 빌린 대출금 채무를 지고 후속 영화도 흥행에 실패해 빚을 갚지 못해 결국 회사 직원들의 임금을 주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는 몇 년간 돈 문제로 여러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당했고 결국 법원에 개인파산·면책을 신청했다. 법원은 2013년 3월 파산을 선고하고 5개월 뒤 면책을 허가했다. 그가 탕감받은 채무 규모는 약 170억원으로 알려졌다.
국내 트로트계의 대부인 송대관(70)씨도 빚 때문에 고초를 겪다 회생 절차를 밟았다.
그는 수많은 히트곡을 내고 수십년간 공연을 하며 상당한 재산을 모았지만, 부인이 손을 댔던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이 실패하면서 부인 대출금 채무 연대보증에 따라 빚을 떠안았다. 그는 2013년 6월 법원에 회생 신청을 했고 소유하고 있던 주택과 토지 등을 팔아 빚을 갚아 나갔다. 법원 결정으로 채무액 일부는 탕감받았다.
1990년대 히트곡 '흐린 기억 속의 그대' 등으로 인기를 얻은 가수 현진영(본명 허현석·45)씨도 2014년 5월 파산·면책의 문을 두드렸다. 그는 수입이 없고 건강상 문제로 연예기획사에 진 선급금 등 채무를 감당하지 못하겠다고 호소했고, 결국 파산 선고와 함께 면책이 허가돼 4억원가량의 빚을 탕감받았다.
TV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스타덤에 오른 박보검(23)씨는 집안 사정으로 어렸을 때 채무 연대보증에 이름을 올렸다 감당하지 못해 파산·면책을 신청한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지난해 3월 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으나 6개월 만에 채권자 동의를 받아 파산 절차가 종료됐다.
요즘 TV 예능 프로그램 '최고의 사랑'에 출연해 인기를 얻는 개그맨 윤정수(44)씨는 파산 절차를 밟은 사실을 방송에서 밝혀 대중의 연민을 얻으며 재기에 성공했다. 한때 수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전성기를 누렸던 그는 상당한 재산을 모았으나 사업 투자에 실패하고 투자와 관련한 지인의 빚 보증까지 잘못되면서 2013년 9월 파산·면책을 신청했다. 법원은 같은 해 12월 그에게 파산을 선고했고 면책도 허가해 남은 빚을 탕감해줬다.
농구스타 박찬숙(57)씨는 파산 회생 제도를 악용한 경우로 꼽힌다.
그는 2014년 지병 수술 등으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 수입이 줄었고 채무 12억7천만원을 갚지 못하겠다며 파산·면책 신청을 했다. 그러자 채권자들이 거짓 신청이라며 이의를 제기했고, 법원이 조사에 나서면서 거짓말이 들통났다. 결과 박씨는 농구교실 강의를 하며 월 200만∼300만원을 벌었음에도 이를 숨긴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은 지난달 박씨의 파산·면책 신청에 불허가 결정을 내렸다.
가수 박효신(35)씨도 전속계약 문제를 놓고 전 소속사와 법정 공방을 벌이다 15억원 배상 판결을 받고 이를 감당하지 못해 2012년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그러나 재산상태 등을 토대로 작성한 회생계획안이 채권자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아 법원에서 회생절차 중단 결정을 내려 아직도 돈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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