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할수록 새누리 돕는 꼴..현실 직시해야"
[경향신문] ㆍ김한길 ‘야권 통합’ 호소
국민의당 김한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63)이 8일 “지금 상황이면 새누리당이 (20대 총선 결과) 180석을 얻을 수 있다”면서 “새누리당이 개헌선(200석)을 넘으면 일본처럼 보수 정권의 집권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야권 통합·연대 논의를 제안한 배경과 소회, 총선 전망 등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야권 분열로는 비호남 지역에서 국민의당이 안철수 대표 외에 당선자를 낼 수 없다는 절박감까지 토로했다.
- 더불어민주당의 통합 제안에 ‘독자 노선’을 결정했다.
“3당 체제 실현을 위해 애썼지만 쉽지 않다. 현시점에선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안 대표에게 통합·연대 필요성에 대해 기회가 될 때마다 얘기하지만 특유의 화법 있지 않으냐. ‘알겠습니다’ ‘네, 네’ 명확히 말을 안 하고 넘어간다.”
- 4·13 총선 결과가 야권 입장에선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인가.
“지금 상황으론 새누리당이 180석을 거둘 수 있다. 그러면 국민의당이 (20석 이상을 얻어) 교섭단체가 돼도 캐스팅보트를 쥘 수 없다. 우리가 열심히 뛰는 게 새누리당에 의석을 안겨주는 꼴이 된다. 그건 차마 못 보겠다는 절박감이 있다.”
- 구체적으로 어떤 위기를 예상하고 있나.
“새누리당이 개헌선을 넘으면 일본처럼 보수 정권이 장기 집권하는 틀을 만들 수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1년 대선에서 가까스로 이기고 나서 이듬해 ‘유신’을 선포했다. 당시 유신의 명분이 ‘북한’과 ‘경제’다. 지금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위기가 심각하다. 또 북한에 대한 위기의식을 높이고 있지 않나.”
- 안 대표는 지난 3일 ‘부산 선언’ 이후 ‘통합 불가’를 못박았다.
“부산 선언은 사전에 당내 논의가 없었다. 대통령과 총재 여러분 모셨지만, 그런 중요한 발표를 할 땐 지도부와 의논을 해야 한다. 안 대표 발표 이후 ‘당내 분열’로 비칠까 다른 의견을 내기 어려워졌다.”
- 절박한 상황이라면 안 대표를 설득해야 하는 것 아닌가.
“(즉답을 피하며)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 지지율이 15%로 떨어진 뒤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와 측근들이 처음엔 강하게 반대했다. 이후 참모들과 깊은 논의를 거쳐 단일화했다. 결과적으로 집권이 가능했다.”
- 안 대표 설득에 실패하면 탈당도 고려하나.
“안 대표도 토론을 피하는 분은 아니다. 이후 거취에 대해서는 고려해본 바 없다.”
- 당내 의원들 의견도 듣고 있나.
“호남 의원들이 많다. 호남은 (야권 통합·연대가) 절실하지 않아 공감을 얻기 어렵다. 내가 ‘역사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소리쳤다.”
- 김종인 대표의 통합 제안은 어떻게 받아들이나.
“정중한 제안이 아니다. 패권주의 청산을 위한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더민주가 지지를 더 받는다고 한들, 여당에 많이 뒤진다. 야권 공멸이 불러올 두려움과 책임감에서 더민주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 더민주 탈당 후 문재인 전 대표가 사퇴했다.
“예상 밖이었다. 이렇게 다 (권한을) 내놓고 김종인 대표에게 넘겨줄 것이라면 (탈당 전에) 진작 그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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