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있는 임산부..절반이 배려 못 받아

홍화경 2016. 3. 8.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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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8일)은 UN이 정한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여성 중에서도 특히 보호 받아야 할 대상이 임산부죠.

우리 사회에서 임산부에 대한 배려가 얼마나 잘 이뤄지고 있는지 임신 중인 KBS 취재기자가 직접 지하철 안을 다니며 체험해봤습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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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출근 시간대 서울 지하철 9호선.

가방에 임산부 마크를 달고, 길게 줄을 선 시민들을 따라 지하철을 탔습니다.

일반석 가장자리에 있는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여성은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져있습니다.

또 다른 칸의 남성도 시선이 스마트폰에 고정됐습니다.

제가 지하철 세 칸을 지나왔는데요. 임산부 배려석 앞에 서 있었지만, 자리를 비켜주는 시민은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임산부임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황급히 자리를 양보하는 경우도 있지만.

<녹취> "(임산부 배려석인 줄 아셨어요?) 어머, 모르고 있었어요. 어머 어떡해."

깊은 잠에 빠져있거나 오히려 역정을 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녹취> "(어떤 자리인지 혹시 아시나요?) 알고 있잖아. 여기 있잖아. 나도 다리가 아파서 여기 앉아있지. (제가 임산부인데요.) 아이고, 앉아!"

다른 노선에서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녹취> "몰랐어요. 지하철을 잘 안 타서.."

임산부임을 알리는 뱃지에 대한 인식도 낮습니다.

<녹취> "(이 배지 본 적 있으세요?) 아휴, 저는 본적도 없어요. 시골에서 살다와서."

임산부 2천4백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중교통 이용시 배려를 받았다는 응답자는 절반에 불과했습니다.

서울시는 올해 3억 7천만 원을 들여 임산부 배려석을 현재 4천 석에서 7천 석으로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세심한 임산부 배려 문화가 더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홍화경기자 (vivi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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