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알파고' 대결의 진정한 승자는 '포시즌스 호텔'?

김고금평|김유진 기자|기자 2016. 3. 8. 17: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간과 인공지능' 세기의 대결에 대국장소 '포시즌스 호텔' 반사이익..인지도와 홍보 효과 '급상승'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김유진 기자] ['인간과 인공지능' 세기의 대결에 대국장소 '포시즌스 호텔' 반사이익…인지도와 홍보 효과 '급상승']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에 위치한 '포시즌스호텔 서울'. 이곳에서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국이 펼쳐진다. /사진제공=포시즌스호텔 서울

9일부터 열리는 ‘인간’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결에서 관심의 초점은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이다. 하지만 진정한 승자는 이세돌도, 알파고도 아닌 대국 장소를 거머쥔 서울 광화문의 포시즌스 호텔이라는 다소 엉뚱한(?) 대답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체스나 퀴즈의 사례에서 보듯, 기계가 승리해도 “올 것이 왔다”는 식으로 화제의 여파가 오래가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의 관심은 두 주인공에게 쏠려있지만, 대국이 끝난 뒤 관심은 포시즌스 호텔이라는 브랜드의 가치와 위상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6성급’을 표방하며 최고 호텔을 내세웠던 포시즌스 호텔 측도 초기의 부진이 세기의 대결로 반전되는 분위기라며 환영의 속내를 내비쳤다. 이 호텔 관계자는 8일 “개관했을 당시 어려움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무엇보다 서울 중심에 유명 호텔이 문을 열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40, 50대가 다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서울 포시즌스 호텔의 광고 효과도 엄청난 것으로 파악됐다. 대형 행사 유치로, 고급 비즈니스 행사를 유치하려는 고객들의 발걸음이 빨라진데다, 홍보효과가 큰 언론의 기자회견도 초기에 비해 곱절 이상 늘어나고 있기 때문.

포시즌스 측은 이번 대국이 열리는 기간 모든 비용을 구글측으로부터 받았다. 내친 김에 행사 유치 과정, 기대효과 등을 자료로 만들어 언론에 배포할 계획이었으나 구글 측의 요청으로 15일까지 공개를 지연하며 말을 아끼고 있다.

호텔업계들은 대체로 “죽어가는 도심속 고급 호텔이 기사회생한 격”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 국내 호텔업계는 수익형 분양호텔 중심으로 재편돼 왔고 낮은 단가로 최대 인원을 수용하는 숙박 개념으로 일원화하기 일쑤였다.

이 와중에 고급호텔은 일반 여행객보다 해외 VVIP 비즈니스 고객을 타깃층으로 한다는 점에서 특수를 노리긴 했으나, 현실은 기대만큼 쉽지 않았다. 해외 VVIP 역시 신생 특급 호텔보다 인지도가 높은 기존 특급호텔에 몰렸고, 이마저도 이용자들의 수는 갈수록 감소했다.

이세돌 9단이 지난달 22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기자회견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제공=구글코리아

성연성 한국관광호텔업협회 사무국장은 “기존 특1급 호텔들의 객실 점유율도 50%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연예인 마케팅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성 국장은 이어 “포시즌스가 세기의 대결로 인지도가 급상승하는 홍보효과를 얻어 잠재적 고객층까지 흡수하는 위상을 얻게 됐다”면서 “저가정책이나 할인이벤트라는 고민에서 일단은 벗어난 셈”이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신생 고급호텔은 행사만으로 버티기 힘들기 때문에 ‘이세돌-알파고 대국’같은 대형 이벤트 유치를 위해 공격적 세일즈 마케팅을 했을 것”이라며 “주중 투숙객을 비롯한 비즈니스 수요에서 큰 효과를 봤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포시즌스 호텔 관계자는 “정보를 모두 공개하긴 어렵지만, 예상보다 굉장히 큰 수입이 몰리고 있다”며 “객실이 거의 만실이 되면서 그간 부진했던 부분이 메워지는 형국”이라고 귀띔했다.

포시즌스 호텔의 오픈특가 기준 객실 단가는 45만원 안팎이었다. 신라호텔, 조선호텔, 롯데호텔 등 기존 특급 호텔과 비교해도 20~30% 비싸 초호화 호텔이란 평가를 받았다.

김고금평 기자 danny@mt.co.kr, 김유진 기자 yoojin@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