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반의 무대" "향기로운 분탕질"..정치권 풍자 개사곡 인기몰이

김영신 기자 2016. 3. 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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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 = 최근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각 정당의 내부 사정을 빗댄 풍자 노래들이 연일 회자되고 있다.

작성자와 출처는 미상이지만 총선을 앞두고 자중지란에 빠진 정당들의 모습을 정확하고도 재치있게 빗댄 가사로 주목을 끌고 있다.

8일 정치권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디스'(폄하) 하는 노래말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나돌았다.

연인에게 배신당한 여성의 감정을 묘사한 가수 엄정화의 '배반의 장미'를 차용한 '배반의 무대'가 대표적이다.

김무성 대표가 정치 생명을 걸고 추진하겠다던 상향식 공천이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내세운 친박계의 압박 끝에 후퇴하며 일고 있는 당내 논란이 이 노랫말에 담겨있다.

"왜 하필 후퇴 택했니 그 많은 선택들 중에서…상향식 공천제 믿고 믿었던 날들 이렇게 후회하는 내 모습"이라는 풍자 가사에는 김 대표의 처지는 물론 사실상 전략공천으로 활용되는 우선추천·단수추천으로 인해 컷오프 당한 후보자들의 좌절감까지 녹아있다.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이 수나라 장수 우중문을 비꼬는 내용의 '여수장우중문시'를 새누리당에 투영, "그대(김 대표)의 아둔함이 한구(이한구 위원장)의 전략을 이기지 못하는구나"라는 글도 있다.

야권통합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는 국민의당, 그중에서도 김한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빗댄 노래 '칵테일 사랑'도 화제다.

"마음 울쩍 한 날에 딴지를 걸어보고, 향기로운 분탕질에 취해도 보고…탈당의 씨가 있는 의원총회도 가고 밤새도록 열받아서 복당하고파. 안짜르트(안철수 대표) 새정치협주곡 18번 그 야합을 내 귓가에 속삭여 주며 대통령에 당선 시켜줄 그런 킹메이커가 됐으면"

이 풍자 노래는 야권 분열과 통합 사태들 속에서 늘 '키맨'이었던 김 위원장과 진퇴양난에 처한 안철수 대표의 처지를 가장 잘 묘사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과거 열린우리당 탈당 사태의 선봉에 서있던 김 위원장은 2014년 3월 신당 새정치연합을 추진 중이던 무소속 안철수 의원을 민주당으로 전격 영입해 합당(새정치민주연합)을 성사시켰다.

이후 재보선 패배로 김 위원장과 안 대표는 공동대표에서 동반 사퇴했고 두 사람 모두 문재인 전 대표와 대립하다 끝내 연이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다시 국민의당에서 손을 잡았다.

그러나 최근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을 두고 안 대표는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인 반면, 김 위원장은 통합은 아니더라도 연대를 시사하는 행보를 하며 안 대표와 갈등을 겪고 있다.

여권 '진박 논란'을 풍자한 노래 구절도 한때 정치권을 휩쓸었었다.

대표적으로 '새타령'의 장단에 "박이 날아든다 온갖 박들이 날아든다. 박 중에는 망할 박, 좌충우돌 감별박, 요리조리 눈치박…진박 6인 탈을 쓰고 날아든다"라는 가사로 바꾼 이른바 '박타령'이 입소문을 탔다.

가수 이애란의 '백세인생'을 개사한 풍자노래도 빼놓을 수 없다. "칠십세에 공천위에서 날 낙천하러 오거든 아직은 지역구 현안 남아 못간다고 전해라. 친 유승민이라 날 데리러 오거든 나도 한때 친박이었다고 전해라" 등의 노랫말로 바뀌어 인기를 누렸다.

여야 내부에서는 이같은 풍자송에 대한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당사자들을 희화화하는 데 대한 비판도 있지만, 절묘한 개사에 정치권의 민낯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자성도 적지 않다.

eri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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