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 "CJ 합병 후 3200억 펀드 조성"
SK브로드밴드가 CJ헬로비전 합병 이후의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내놓자, 통신업계가 인수합병 논란으로 다시 들썩이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합병법인 출범 후 1년 동안 3200억원의 콘텐츠 펀드를 조성, 운용하며 콘텐츠 생태계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KT와 LG유플러스는 SK브로드밴드의 투자계획은 인수합병과 연관이 없고, 공허한 펀드 액수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인찬 SK브로드밴드 대표는 8일 서울 중구 을지로 T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CJ헬로비전 합병법인 출범 후 콘텐츠 펀드를 조성해 1년간 3200억원을 투자하고, 앞으로 5년간 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총 3200억원 중 합병법인이 1500억원을 출자하고, 나머지 1700억원은 투자유치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합병 당사자인 SK그룹이 1000억원, CJ그룹이 500억원을 출자한다. 다만, 출자키로 한 1500억원은 앞서 지난해 11월 인수합병 발표 당시 SK그룹과 CJ그룹이 공동 조성을 발표했던 콘텐츠·스타트업 펀드 1000억원이 포함된 금액이다.
조성된 펀드는 콘텐츠 제작에 2200억원을 투입하고, 관련 스타트업 활성화에 1000억원을 지원한다. 구체적으로는 콘텐츠 투자 중 드라마 등 일반영상에 1200억원, 멀티채널네트워크(MCN), 가상현실(VR) 등 융복합 콘텐츠에 600억원,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글로벌 콘텐츠 펀드에 400억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또 1800억원을 재투자해 앞으로 5년 동안 모두 5000억원 규모의 콘텐츠 산업 생태계 투자를 집행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인찬 대표는 "현재 유료방송 시장은 파편화된 생태계에서 소규모 사업자들이 가격경쟁으로 가입자를 유치하는 상황"이라며 "(합병법인은) 저가경쟁을 탈피하고 콘텐츠, 플랫폼에 과감하게 투자해 콘텐츠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펀드 운용 시점을 오는 7월로 제시했다. 회사는 이날 발표한 콘텐츠 투자계획이 CJ헬로비전의 합병을 전제로 집행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합병이 지연되면 그만큼 펀드 조성도 지연될 것"이라며 "생각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지만, 만약 합병이 거부된다면 콘텐츠 투자는 상당 부분 지연되거나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SK텔레콤은 오는 4월 정부의 인수합병 승인을 받아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합병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같은 투자계획에 경쟁사들은 "공허하다"며 비판에 나섰다. 이날 KT와 LG유플러스는 "(SK브로드밴드의 투자계획이) 인수합병과의 연관성을 찾기 어렵고, 펀드 조성 액수만 되풀이할 뿐 콘텐츠 생태계 활성화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인수합병을 전제로 투자계획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미디어플랫폼 이익 극대화를 위한 것"이라며 "콘텐츠 생태계 활성화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사실상 미디어-콘텐츠 산업간 배타적 협력관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콘텐츠 펀드 금액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SK브로드밴드가 3200억원을 투자액으로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1500억원을 출자하는 것인 데다, 직접투자가 아닌 펀드 형식은 기존 SK브로드밴드가 이미 진행해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펀드 조성 규모만 강조할 뿐 펀드 구성과 운영, 효율성 등 구체성이 결여됐다고 주장했다. KT와 LG유플러스 측은 "SK가 주장하는 투자, 상생계획은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하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실행 가능한 기업활동"이라고 비난했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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