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거포 '힘'자랑 '한 방'으로 족했다
[경향신문] ㆍ미네소타 박병호, 시범경기 9타석 만에 화끈한 홈런 신고
박병호가 스프링캠프 4경기 만에 ‘한국산 거포’의 힘을 증명했다. 메이저리그를 상대로 때린 데뷔 첫 홈런이 만루홈런이었다.
박병호는 7일 미국 플로리다주 샬럿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와의 시범경기에서 6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고 1회 첫 타석에서 호쾌한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상대 수비 실책 등으로 만들어진 1회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상대 선발 제이크 오도리지를 맞아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직구를 때렸다. 하늘 높이 떠오른 타구는 샬럿 스포츠파크 좌중간 담장을 살짝 넘겼다. 메이저리그에서 처음 때린 홈런의 비거리는 117m로 기록됐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2번째 경기였던 지난 4일 보스턴과의 경기에서 첫 안타를 때린 데 이어 4번째 경기에서 자신의 장점인 홈런포로 존재감을 증명했다.
게다가 이날은 바람이 우익수 방향으로 강하게 불었기 때문에 우타자가 당겨쳐서 홈런을 때리기 매우 어려웠다. 그럼에도 박병호는 바람을 뚫는 특유의 파워로 공을 담장 너머로 날려 버렸다.
하지만 박병호는 시범경기 홈런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박병호는 “시범경기에서 삼진도 당하고, 안타도 치고 하고 있다. 시범경기이기 때문에 홈런을 치고 싶다는 마음은 없었다”며 “매 경기 타이밍을 맞춰가고 싶은 마음으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커다란 포물선을 그리며 강풍을 뚫고 날아간 홈런에 현지 취재진이 감탄하자 박병호는 “연습 때부터 바람이 오른쪽으로 불어 타구가 잘 안 나갔다. 그래서 맞히는 데 집중했는데, 그게 홈런이 됐다”고 말했다. 타구 각도에 대해서는 “한국에서도 그랬다”며 가볍게 받아 넘겼다.
박병호의 홈런에 감독과 동료들도 모두 감탄했다. 폴 몰리터 미네소타 감독은 “박병호가 좋은 타격을 했다”며 “이번 홈런이 여러 사람에게 ‘박병호의 힘’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흐뭇해했다. 미네소타 선발로 등판한 우완 카일 깁슨 역시 “박병호가 배트를 휘두르는 순간 내가 가장 먼저 소리쳤다”며 “매우 짜릿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도 박병호의 첫 홈런에 주목했다. 미네소타 스타 트리뷴은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9번째 타석에서 왜 그가 KBO리그 슈퍼스타인지 알려줬다. 슈퍼스타의 힘을 과시했다”며 강한 바람을 뚫은 박병호의 힘을 주목했다.
박병호는 이날 이후 두 타석에서는 안타를 치지 못했다. 박병호의 시범경기 성적은 11타수 2안타(타율 0.182), 1홈런, 5타점, 3득점이다. 특히 박병호가 기록 중인 5타점은 팀내 최고 타점이다.
박병호의 타점 생산 능력은 ‘기회’를 놓치지 않는 데서 나온다. 이날 만루 기회는 2사 뒤 상대 수비수 실책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실책으로 만든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박병호는 4타점짜리 만루홈런으로 연결했다.
미네소타 구단은 박병호가 4경기 5타점의 페이스라면 시범경기 모두 출전했을 때 33타점으로 1983년 게리 워드가 세운 팀 기록 31타점을 넘어서게 된다고 전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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