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라운지]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

이용균 기자 2016. 3. 7.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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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현수(28·볼티모어)의 KBO리그 때 별명은 ‘타격 기계’였다.

만 스무살이던 2008시즌, 3할5푼7리로 타격왕에 올랐다. 이후 8시즌 동안 매년 100개 이상의 안타를 때렸다. 김현수는 현재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시범경기를 통해 새 리그에 적응 중이다. 7일까지 5경기에 나섰지만 안타가 아직 없다. 16타수 무안타. 타율이 0.000인 데다 볼넷도 없어 출루율도 아직 0.000이다.

스스로도 걱정이 되는 모습이다. 김현수는 6일 4번째 경기를 마친 뒤 “마치 이제 막 야구를 시작한 꼬마 같다”고 말했다.

물론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타자의 리그 적응은 언제나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박병호가 만루홈런을 쳤지만 여전히 타율은 0.182밖에 되지 않는다. 강정호의 데뷔 첫해 시범경기 타율 역시 2할에 머물렀다.

중요한 것은 강정호가 데뷔 첫해 자신만의 레그킥을 고수하며 결국 길을 찾은 것처럼 ‘마이웨이’를 유지하는 것이다.

김현수는 KBO리그 때도 ‘적극적으로 치는 스타일’이었다. 삼진도 적고, 볼넷도 적었다.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도 타율과 상관없이 김현수의 마이웨이는 진행 중이다.

김현수는 16타석에서 삼진 3개를 당했다. 삼진율 18.8%는 KBO리그 때 기록보다 높아졌지만 여전히 메이저리그 평균보다는 낮다. 강정호의 지난해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삼진율은 34%였다. 김현수 특유의 스타일인 적극적인 스윙도 계속되고 있다. 김현수는 16타석에서 공 28개를 상대했다. 타석당 투구수가 1.75개밖에 되지 않는다. 매 타석 2구 이내에 공을 때려내고 있다는 뜻이다.

땅볼아웃/뜬공아웃 비율 역시 0.86으로 뜬공이 많다. 시즌 중 예상되는 2번 좌타 역할도 충실하다. 더블플레이가 될 수 있는 상황이 2번 있었지만 병살타는 1개도 기록하지 않았다.

KBO리그와 메이저리그 투수들 사이의 가장 큰 차이는 공 끝의 움직임이다. 스트라이크 존 적응을 위해 많은 공을 지켜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꾸 때려보면서 감각을 찾아가는 것 역시 중요하다.

김현수의 마이웨이는 적극적인 스윙이다. 마이웨이가 진행 중이고, 결국 제 길을 잃지 않으면 길이 보이기 마련이다. 벅 쇼월터 감독은 여전히 김현수에게 많은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3월의 성적이 성공과 실패를 가르지 않는다. 일본 출신의 내야수 가와사키 무네노리는 데뷔 시즌이던 2012년 시애틀 소속으로 뛴 스프링캠프 타율이 무려 4할5푼5리, OPS(출루율+장타율)가 1.012나 됐다. 미네소타의 일본 출신 내야수 니시오카 쓰요시 역시 2011년 데뷔 시즌 스프링캠프 타율이 3할4푼5리였다. 잘 알려진 대로 가와사키는 첫해 타율 1할9푼2리에 그쳤고, 니시오카 역시 2할2푼6리에 머물렀다. 니시오카는 이듬해 시즌이 끝난 뒤 계약기간이 1년 남았음에도 일본으로 돌아갔다.

메이저리그의 오랜 명언 중 하나. ‘3월에는 결혼하지 말라.’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라는 얘기다. 아직 정규시즌은 시작하지도 않았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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