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유적지는 어디?..20년 넘게 엉뚱한 곳을 유적지로
(여주=뉴스1) 김평석 기자 = 탄화미가 발견된 국내의 대표적인 선사 유적지인 경기 여주시 점동면 흔암리(欣巖里) 유적지가 유물 발굴 장소가 아닌 엉뚱한 곳에 지정된 사실이 20여년 만에 뒤늦게 확인됐다.
유적지에 대한 관리부실이란 비난과 함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일 여주시와 서울대박물관 등에 따르면 흔암리 선사유적지는 1972년부터 1978년까지 7차례에 걸친 서울대 박물관팀의 발굴조사 결과, 돌도끼. 토기 등과 함께 탄화된 쌀과 겉보리 등 곡물이 발견됐다.
학계는 한국의 청동기시대가 본격적인 농경사회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유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1995년 8월 7일 발굴지를 포함한 주변 임야 4만8999㎡가 ‘경기도기념물 제 155호로 여주 흔암리 선사유적’으로 지정됐다.
여주시는 2005년 발굴지 아래 야산에 부지 900여㎡ 규모의 움집을 조성해 유적지임을 알리고 있다.
그러나 NEWS1 취재 결과 현재 지정된 유적지의 위치가 유물이 발견된 발굴지가 아니라 아래쪽 야산이란 사실이 20여 년 만에 확인됐다.
여주시는 2014년 이곳 유적지에 대한 기본적인 재조사를 실시하면서 이런 사실을 발견했으나 지금까지 후속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잘못 지정된 이유에 대해서도 측량 오류 등으로 추정하고만 있을 뿐 정확한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유적지를 재지정하려면 토지 소유 관계에 따른 재산권 문제, 지정고시를 비롯한 행정절차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아 마음만 앞설 뿐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현재 유적지 재지정 등을 위한 관련 예산도 확보하지 않고 있다.
◆흔암리 유적지=발굴 당시 최고 3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16기의 주거지가 확인됐다. 이는 당시까지 발견된 청동기시대 유적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돌도끼, 토기 등과 함께 탄화된 쌀과 겉보리 등 곡물이 발견돼 학계를 흥분하게 만들었다.
또 이곳에서 발견된 구멍무늬토기〔孔列土器〕, 민무늬토기 등은 ‘흔암리식 토기’로 고유명사화 될 정도로 상징성을 갖고 있다.
한국 청동기 시대의 생업경제를 규정하는 데 효시를 제공했고, 청동기 이른 시기의 형성 과정을 설명하는 결정적인 자료가 됐다.
청동기시대를 연구하는 대부분의 논문에서 인용될 정도로 국내 대표 유적으로 꼽힌다.
서울대 박물관도 발굴 이후 석기와 토기 관련 보고서를 추가로 작성한 데 이어 초기 발굴 당시 조사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 추가 발굴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대 박물관 이정은 연구원은 “제대로 정비가 되고 보다 체계적인 발굴·연구 성과가 보완된다면 국가 기념물로 지정되기에 충분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청동기시대 대표 유적지”라고 흔암리 유적지를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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