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케이블 VOD 협상 기약없는 평행선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TV 업계 간 주문형비디오(VOD) 협상 향방이 오리무중이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 협상 기한을 연장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갈등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양측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기한 내 협상이 타결될지 관심이 쏠린다.
6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양측은 최근 지난달 말까지였던 협상 기한을 오는 18일까지로 연장하고 VOD 계약 조건과 관련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나 아직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양측이 한자리에 모여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도 지난 1월 28일 이후로 전혀 없다.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2~3주 간격으로 협상 중단과 재개를 이어가며 VOD 중단, 지상파 광고 중단 위기를 가까스로 넘기고 있다.
갈등은 지난해 지상파 방송사가 케이블TV에 VOD 계약방식 변경을 요구하며 시작됐다. 지상파는 기존 정액제 방식의 VOD 정산을 지상파 재송신료(CPS)와 마찬가지로 가입자당으로 계산(93원)하고, CPS를 내지 않는 개별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VOD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케이블TV가 개별SO의 VOD 중단을 끝내 거부하며 1월 1일부터 15일까지 보름 동안 VOD 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상황이 좀 더 복잡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는 VOD, CPS, 8레벨 잔류 측파대(8VSB) 등을 연계한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 CPS 관련 법원 판결이 잇따르면서 지상파가 협상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CJ헬로비전, 티브로드, 씨앤앰 등 5개 복수종합유선방송사(MSI)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월 280원의 CPS를 지상파에 내왔다. 그러나 지난 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개별 SO의 지상파 저작권 침해 손해배상액을 가입자당 190원으로 정하고, 지난달 말 청주지방법원이 CPS를 170원으로 산정하면서 상황이 미묘해졌다.
또 지상파는 아날로그 가입자를 대상으로 별도 셋톱박스 없이 디지털방송을 볼 수 있게 한 8VSB에도 CPS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케이블TV는 8VSB의 경우, 기술은 디지털 방식이지만 상품은 아날로그 상품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CPS는 디지털 가입자만 대상으로 산정한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재송신협상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지만, 아직까지 사업자 의견수렴도 거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일부 사업자의 경우 개별적으로 지상파와 논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씨앤앰이 케이블TV 진영에서 이탈해 지상파에 별도로 VOD를 공급받고 있는 터라, 다른 사업자들의 개별 협상 타결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복수의 지상파, 케이블TV 관계자는 "(벌써 세 번째 기한 연기인만큼) 어떻게든 마무리를 지어야 할 것"이라면서도 "18일까지 협상 기한이 남아있는 만큼,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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