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싸움에 비슷한 사업 통폐합도 난항

장영석 2016. 3. 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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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헛도는 청년일자리사업 ◆

"100% 똑같은 사업이 없어 비효율성 여부를 명쾌하게 따지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각 부처가 하고자 하는 대로 조정안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환경부와 산림청의 중복 일자리 사업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던 고용노동부 관계자의 말이다. 환경부는 2004년부터 자연공원 해설 및 교육, 생태탐방 안내 등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자연환경해설사' 사업을 진행했다. 작년 말 현재 전국 국립공원과 지방 환경관서에 소속된 자연환경해설사는 367명이다. 하지만 2005년 산림청이 유사한 사업인 ‘숲 해설가’를 법제화했다.

현재 405명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사업을 통해 고용돼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산림청에서 특화된 숲해설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두 사업이 통합되는 것에 부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면에는 사업이 통합되면 소관 부처가 환경부로 갈 수밖에 없는 만큼 산림청이 사업을 뺏길 것을 염려한 탓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유사·중복 사업을 통폐합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려주는 대표 사례다. 청년 고용 분야도 사정은 비슷하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7개 부처 34개로 분산돼 있던 청년 일자리 사업을 고용평가 등을 거쳐 18개로 통폐합했다. 하지만 여전히 13개 부처에서 57개 청년 일자리 사업을 하고 있다.

올해 새로 도입된 '세대 간 상생고용지원사업'의 경우 기존 중소기업 지원 사업과 중복될 우려가 크다는 분석이 많다.

임금피크제를 통해 청년 정규직을 신규 채용할 경우 청년고용증대세제, 중소기업 고용 증가 인원 사회보험료 세액공제 등 타 지원 사업과 중복 수령할 수 있어 한 기업이 청년 고용 1명으로 2년간 최대 3920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 "유사·중복으로 인해 특정 기업이 과도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이런 사업들이 자칫 지원 없이도 고용 여력이 있는 기업들의 인건비를 정부가 대신 부담해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지난해부터 민간 중심으로 시작된 '청년희망펀드' 역시 각종 사업이 이미 정부가 기존에 추진하던 사업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장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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