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앞에 선 김무성 "단수추천 당에 도움안돼"

추동훈,유준호 2016. 3. 6. 18:1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면접장서 공천방식 놓고 치열한 기싸움李 "안심번호 괜찮나"..金 "전혀 문제없다"
부산 중영도에 출마하는 새누리당 경선 후보들이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을 기다리며 웃고 있다. 왼쪽부터 권혁란 예비후보, 김무성 대표, 김용원·최홍·최홍배 예비후보. [이충우 기자]
공천 제도를 놓고 사사건건 부딪쳐온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6일 피면접자와 면접관 신분으로 만났다. 지난 4일 1차 공천 지역 발표를 놓고 당이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실시된 이날 면접에서 김 대표와 이 위원장은 전면전을 피하면서도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쳤다. 살생부 명단 논란, 사전 여론조사 유출 등 공천을 둘러싼 친박·비박 간 계파 갈등이 심해지고 있어 공천관리위원회는 앞으로도 살얼음판을 걷게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경남, 경북 분구·합구 지역 공천 신청자에 대한 면접을 실시했다. 이날 면접엔 김무성 대표, 친박 실세 최경환, 김재원 의원 등이 참석해 취재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이날 면접의 하이라이트는 김무성 대표가 포함된 부산 중영도였다. 김 대표는 면접 예정 시간보다 30여 분 전인 오전 10시 반께 당사 1층에 도착했다. 당사 앞에선 20여 명의 지지자들이 "대표님, 힘내세요"라며 응원했다. 김 대표는 미소를 한껏 머금은 채 그들에게 손을 흔들며 6층에 마련된 면접장으로 향했다.

공관위는 김 대표의 향후 일정 등을 배려해 네 번째로 예정된 중영도 면접을 세 번째로 앞당겼다. 권혁란 최홍 등 경쟁 후보들과 대기실에서 5분 동안 기다린 후 면접장에 들어간 김 대표는 "차렷 경례"라며 인사를 주도한 뒤 자리에 앉았다. 20분가량 진행된 면접에서 김 대표에겐 3~4개 질문이 쏟아졌다고 타 후보들은 전했다.

특히 화기애애했던 면접 전 분위기와 달리 면접이 시작되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관위원이 "1차 공천 결과가 상향식 공천에 어긋나느냐"고 묻자 김 대표는 "경쟁력 있는 후보가 있다면 민의에 의해 뽑힐 것"이라며 "단수추천은 탈락 후보자들의 반발 등으로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당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단수추천 제도의 확대적용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단수추천을 하면 2, 3등 후보들이 불복하고 탈당해 출마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상향식 공천은 민주주의 완성"이라며 "전략적 공천은 여러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우선추천 제도의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이 위원장 입장에 대해 김 대표가 대립각을 세우며 미묘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여론조사 방식과 관련해 김 대표는 "국민과 후보들이 원한다면 100% 여론조사로 진행했으면 좋겠다"며 "30년간 민주주의를 해온 제 입장에서 민주적인 방법으로 공천을 진행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타 후보들은 100% 국민여론조사 실시와 함께 김 대표의 비례대표 출마를 제안하기도 했지만 그는 "이번 출마가 정치 인생의 마지막"이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논란이 일었던 '살생부' 파동에 대한 질문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면접을 마치기 직전 이 위원장은 김 대표에게 "100% 국민경선을 실시하는데 안심번호가 정확하지 않다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날을 세웠다. 이에 김 대표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짧고 단호하게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불만 섞인 반응을 보였다고 면접에 참석했던 다른 후보가 전했다.

이날 오후엔 친박 좌장 격인 최경환 의원이 포함된 경북 경산시에 대한 면접이 실시됐다. 면접을 마친 최 의원은 "당선되면 박근혜정부 성공을 돕고 정권 재창출에 힘을 보태겠다고 답했다"며 면접 소감을 밝혔다. 면접 중엔 공관위원 중 한 명이 "친박 핵심으로서 계파 따지는 건 문제가 있지 않느냐"며 날카로운 질문을 하기도 했다. 최 의원은 이에 "계파 문제가 아니고 가까운 사람끼리 정치하다가 생긴 일"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은 면접에 앞서 단수추천 등에 대해 "저도 수험생이라 왈가왈부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즉답을 피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지역구 통합으로 현역 대결이 불가피해진 영주(장윤석)-문경·예천(이한성), 상주(김종태)-군위·의성·청송(김재원) 면접에선 후보 간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이어졌다.

[추동훈 기자 / 유준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