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페이스북 vs LG-구글, VR 글로벌 '연합전선'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삼성-페이스북 이어 LG도 구글 '스트리트 뷰'와 공식제휴… VR 생태계 위한 HW와 SW의 만남]
가상현실(VR) 시장에서 글로벌 제조사와 플랫폼 기업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달 '갤럭시S7 언팩' 행사에 저커버그 CEO가 깜짝 등장해 삼성-페이스북 간 공조체제를 과시한 가운데 LG전자도 구글과 손잡고 VR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볼만한 VR 콘텐츠와 플랫폼, 또 이를 하드웨어 단에서 지원하는 다각적 협력이 시장선점에 필수적이란 계산에서다.
◇LG-구글, '넥서스5X' 이어 VR도 '맞손'
LG전자는 지난 3일 가상현실 사진과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LG 360 캠'이 구글 스트리트뷰(실사지도)의 공식 호환제품으로 인증받았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G5 프렌즈'(전략폰 G5의 주변기기) 중 하나로 스마트폰 제조사 중 구글 스트리트 뷰 파트너가 된 것은 LG가 최초다.
LG 360 캠으로 촬영한 영상은 별도의 파일변환 없이 곧바로 구글 스트리트뷰 앱에 올릴 수 있다. 구글 스트리트 뷰 사용자는 5억명. LG전자 관계자는 "구글 스트리트 뷰는 글로벌 유일하게 360 콘텐츠 제작에 일반인이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이라며 "VR 생태계는 여기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 스트티트 뷰 사이트와 앱에 공식 호환제품으로 소개되면 홍보효과도 있다.
360도 카메라 외에도 LG전자의 VR 헤드셋 'LG 360 VR'는 구글의 '카드보드(Cardboard)'에서 제공하는 모든 VR 콘텐츠를 지원한다. 한 모바일업계 전문가는 "구글은 아직 VR 정책에 대해 공식화한 게 없고 구글 플레이 내에 VR콘텐츠만 따로 모아놓은 곳이 없다"면서도 "오는 5월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VR에 대한 방향성이 뚜렷해지면 양사간 협력이 더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두 회사는 오는 2023년까지 기존 특허와 향후 출원할 특허까지 공유하기로 한 바 있다. 지난해 9월엔 구글 안드로이드 6.0 레퍼런스 스마트폰 '넥서스5X'를 출시해 협력을 다졌다.
◇삼성-페이스북 “VR 최고의 파트너”
삼성전자는 일찌감치 PC부문의 VR 강자 오큘러스와 손잡고 모바일 VR로 시장을 확장했다. 삼성은 지난해 말 VR 헤드셋 '기어 VR'에서 온라인 콘텐츠도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웹브라우저 '기어 VR용 삼성 인터넷' 베타 버전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유튜브 등에 있는 각종 VR용 콘텐츠들도 검색해서 볼 수 있지만 핵심 플랫폼은 여전히 오큘러스 스토어다.
양사의 동맹은 오큘러스가 페이스북에 인수되기 전에 맺어졌지만 피인수 후에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갤럭시 S7' 언팩행사 참석해 지원사격을 할 정도로 관계가 공고해졌다. 저커버그는 당시 "삼성전자는 글로벌 1위 모바일 하드웨어 기업"이라고 추켜 세운 뒤 "페이스북의 오큘러스와 결합해 최고의 VR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수백명의 엔지니어를 투입해 연내 소셜 VR 앱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초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플랫폼을 제어하는 단말기 단에서 긴밀한 협업이 필수다. 삼성전자 사장(무선사업부장) 역시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인수한 후 삼성이 최고의 파트너라고 느끼고 있다"며 "삼성 입장에서도 페이스북의 생태계에서 함께 고객에게 감동과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글과 페이스북 모두 오픈플랫폼이지만 VR 시장초기엔 '선점효과'를 위해 협력관계에도 우선순위를 둘 수 밖에 없다"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업체들간 연합전선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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