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지하철역 상가 미수금만 170억 원, "누수 막아야"
[뉴스데스크]
◀ 앵커 ▶
서울지하철의 적자가 심각합니다.
그래서 요금을 올려야 한다, 또 무임승차를 줄여야 한다, 각종 대책이 늘 무성한데요.
그런데 지하철역 상가 임대료 등으로 못 받은 돈이 무려 170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요금보다 먼저 이런 누수를 막아야 하지 않을까요.
김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지하철 7호선 반포역.
지하상가 점포 대부분이 텅 비었거나 문이 닫혀 있습니다.
빈 점포에는 출입을 금지한다는 표지가 마치 철거지역처럼 붙어 있습니다.
50여 개 점포 가운데 현재 장사를 하는 곳은 단 2곳.
[지하역사 상인]
"겨우 임대료 막고 손해를 보면서도 어쩔 수 없이 하는 거예요."
이렇게 심각한 공실사태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하철 567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난 2008년 지하역사 상가 수십 개를 이른바 '집단상가'로 묶어 중간 임대 업자에 넘기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전문업자를 통해 임대률을 높이겠다는 의도였습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
"당시에는 의욕적으로 출발했죠. 개별 상가가 처지다 보니까 수준이 낮다 보니까 질을 높이고 집단화된 상가를 조성한다는.."
그러나 재무상태나 운영 능력은 도외시한 채 무조건 최고가액을 써낸 업자를 선호하다 보니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반포역 상가처럼 중간업자가 부도를 내고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상인들이 다 떠나고 아무도 안 들어오는 경우도 있고, 더 황당한 일도 있습니다.
서울지하철 8호선 잠실역 지하상가.
수십 개의 점포들이 임대료로 다달이 내는 돈은 3백만 원이 넘습니다.
[지하역사 상인 ]
"가격은 다 틀려요. 여기는 지금 내가 알기로는 310만 원…"
하지만, 상가 주인인 서울도시철도공사는 벌써 2년째 이 돈을 한 푼도 못 받고 있습니다.
공사와 임대업자 사이에 계약기간을 놓고 소송이 벌어지면서 상인들은 임대료를 내지만 임대업자가 공사에 돈을 한 푼도 주지 않고 버티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중간 임대업자]
"5년 연장될 거라고 생각하고 투자를 했는데 5년 만에 비우고 나가로 하니까 쉽게 나갈 상인이 어디 있겠습니까."
집단상가로 계약한 219개 점포 가운데 90%가 넘는 200개가 공사와 소송에 휩싸였고 공사의 수입이 됐어야 할 임대료 등 미수금은 17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서영진 서울시의회의원 ]
"수익성보다는 검증체제가 제대로 유지가 됐다면 불필요한 행정력의 낭비라든지 비용의 낭비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적자 운영을 타개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있지만 정작 수십, 수백억 단위의 손실이 공사의 눈앞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준석입니다.
(김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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