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위가 친박 김태환 먼저 친 건 일종의 논개작전"

남궁욱.김경희.김상선 2016. 3. 5.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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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1차 공천 발표 파장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오른쪽)가 4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원 원내대표와 김정훈 정책위의장(가운데) 등 9명은 단수추천을 받아 공천을 확정 지었다. 왼쪽은 홍문표 사무부총장. [사진 김상선 기자]
김태환

새누리당의 4·13 총선 1차 공천자 명단 발표 직후 김무성 대표 측은 당황했다. 김 대표조차 언론을 통해 공천관리위원회의 발표 사실을 알았다. 이 때문에 그와 측근들은 공천위 발표 3시간이 지나서야 반응을 내놨다. 4일 새누리당 공천위의 발표는 그만큼 전격적이었다. 발표 시각도 일과를 마친 오후 6시20분이었다.

 화제는 단연 김태환 의원의 공천 탈락이었다. 김 의원은 3선 중진으로 원조 친박근혜계다. 최근 당내 논란이 됐던 ‘비박계 현역 살생부 찌라시(사설정보지)’에 친박계로선 특이하게 이름이 올랐다.

한 비박계 당직자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칼을 빼든 것 같다”며 “친박계 중진부터 컷오프(공천 배제)시킨 게 일종의 ‘논개 작전’일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인 이 위원장이 대대적인 비박계 현역 의원 물갈이를 위해 친박계 중진인 김 의원부터 잘랐다는 뜻이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공천위원은 “김 의원이 음주 관련 소동에 휘말린 일이 있고 아들 병역과 관련해서도 지적을 받은 일이 있어 다른 단수추천 후보를 내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김 의원 컷오프가 물갈이 신호탄은 아니란 얘기다.

 김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당헌·당규에도 없는 전략공천으로 날리면 나만 바보 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 비박계 재선 의원도 “대구·경북(TK) 중진부터 컷오프한 게 대구에서 유승민 의원 등 비박계 의원들을 뽑아내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김 대표 측과 비박계에선 이한구 위원장이 ‘전략공천’ 형식을 빌려 하향식 공천을 부활시키려는 게 아니냐고 의심했다. 단수추천제가 적용된 9곳 중 구미을을 뺀 8곳에서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 등 현역 의원들이 공천을 받았는데, 이들 지역에 공천 경합자가 많게는 4~5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두언(서울 서대문을) 의원은 “오늘(4일) 발표만 놓고 보면 김 대표의 상향식 공천 약속은 무의미해지고 옛날식 공천으로 돌아가버렸다”고 말했다.

 ‘박근혜 키드’로 불리는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을 포함해 4개 지역에서 청년·여성 우선추천제를 활용한 것도 전략공천 성격이 짙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이날 참모들에게 “1차 명단 중에 당헌·당규에 저촉되는 내용은 없는지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7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이한구 위원장을 출석시켜 하나 하나 설명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현행 당헌·당규에 따르면 공천위의 공천안은 최고위 의결을 거쳐야 한다. 김태환 의원처럼 공천 탈락자가 이의를 제기할 경우 최고위가 이를 받아들이면 공천안을 반려할 수도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공천위는 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공천을 그대로 밀어붙일 수 있다.
▶관련 기사 친박 3선 김태환 탈락…TK 물갈이 신호탄
 이날 발표 내용 중 단수추천이 된 원유철 원내대표, 김태흠 의원 등이 대부분 친박계 의원이란 점도 도마에 올랐다. 정두언·김용태(서울 양천을)·김세연(부산 금정) 의원 등 비박계 의원들은 경쟁자 없이 단독공천 신청자인데도 1차 발표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공천위는 23개 지역구에 대해 경선을 치르기로 하면서 경선 참여자를 지역구당 2~3명으로 정했다. 문제는 나머지 후보들을 어떤 기준에 의해 추려냈는지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지난 3일 발생한 여론조사 결과 유출 파문을 무마하기 위해 1차 공천자 명단을 서둘러 발표한 게 아니냐는 소문도 당내에선 돌았다.

글=남궁욱·김경희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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