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황사머니' 잠재우고 '오일달러' 꺾는다

양승남 기자 2016. 3. 4.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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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2012년 울산 우승 후 4년 만에 아시아 축구 ‘왕좌’ 탈환 노려
ㆍ한 장뿐인 결승 티켓 놓고 전북 현대·FC서울 등 치열한 도전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가 지난달 개막해 32개 클럽이 우승을 향한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K리그는 2012년 울산 현대가 정상에 오른 이후 4년 만의 우승을 목표로 한다. 이번엔 전북 현대·수원 삼성·FC서울·포항 스틸러스 등 4팀이 도전에 나선다. 역대 ACL 최다 우승을 기록 중인 K리그는 최근 엄청난 투자를 발판으로 급성장한 중국 슈퍼리그와 호주·일본 등 동아시아 라이벌과의 경쟁을 넘는 게 1차 과제다. 이어 ‘오일달러’로 무장한 서아시아팀과의 결승전에서 이겨야 챔피언에 오른다.

‘어게인 2012.’ 2012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정상에 오른 당시 울산 현대 김호곤 감독이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50년 역사 K리그는 우뚝

ACL 역사는 50년 가까이 되지만 축구팬에게 강하게 각인되지 못했다. 대회가 창설된 초창기에 10년 넘게 중단됐고, 운영 방식 등에서 적잖은 변화를 겪은 탓이다. ACL의 모태는 1967년 시작된 아시안 챔피언 클럽 토너먼트다. 당시 AFC 소속이었던 이스라엘의 하포엘 텔아비브가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그러나 대회는 4년간 열린 뒤 중단됐고, 1985년 아시아 각국 리그 우승클럽이 참가하는 아시안 클럽 챔피언십(아시안 클럽 선수권대회)으로 부활했다. 당시 K리그의 대우 로얄즈(현 부산 아이파크)가 한국팀으로는 처음 우승했다. AFC는 1991년 각국 FA컵 우승 클럽들이 겨루는 별도의 ‘위너스컵 대회’를 만들었다. 비슷한 성격의 두 대회를 운영하던 AFC는 2002~2003 시즌부터 아시안 클럽 챔피언십과 아시안컵 위너스컵 대회를 ACL로 통합했다.

2009년부터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본떠 32개팀이 8개 조로 나뉘어 조별 예선을 치르고 조 2위까지 16강전에 진출하게 되는 현재의 제도로 정착됐다. 2014년부터는 출전국을 아시아 상위 14개국에서 19개국으로 확대했다. 하위리그의 팀도 플레이오프를 통해 최대 4팀까지 본선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또 동·서아시아가 분리돼 조별예선 및 토너먼트 4강전까지 치른 뒤 결승에서 맞붙도록 제도가 변경됐다.

K리그는 아시안 클럽 챔피언십에서 6차례, 통합된 ACL 체제에서 4번 우승했다. 그동안 37차례 열린 결승에서 10번의 챔피언 트로피를 차지해 아시아 최강 리그로 인정받고 있다. 포항이 3번 챔피언에 올라 최다 우승 클럽의 자리를 지키고 있고, 성남FC(전 일화)와 수원 삼성이 각각 2번씩 우승을 차지해 뒤를 잇는다.

■‘어게인 2012’ 꿈꾸는 K리그

K리그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연속 ACL 결승에 올라 3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맹위를 떨쳤다. 그러나 울산이 2012년에 우승한 이후로는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2014년엔 4강, 지난해에는 8강에 그치며 주춤하고 있다. 중국 슈퍼리그의 광저우 헝다가 지난 3년간 2번이나 우승을 차지하며 신흥강호로 올라섰다. 2014년에는 호주 웨스턴 시드니가 챔피언에 오르는 등 새로운 세력들이 ACL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절치부심한 K리그는 올해 다시 왕좌를 찾아오겠다고 벼른다. 선두 주자는 2014·2015년 K리그 2연패를 달성한 전북이다. 전북은 2006년 ACL 첫 우승 이후 아시아 무대에서 꾸준히 실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정상 정복에는 실패했다. 2011년에는 홈에서 열린 결승에서 알 사드(카타르)에 아쉬운 패배를 당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난해에는 8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전북은 올해 ACL 정상 도전을 선언하고 대대적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지난해 K리그 득점왕 김신욱을 필두로 공격포인트 2위 로페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뛴 국가대표 출신 김보경 등 쟁쟁한 선수들을 영입했다. 기존 이동국과 이재성 등이 건재한 전북은 선수 구성으로 볼 때 충분히 우승 도전을 꿈꿔볼 만하다. 그러나 최근 국가대표 수비수 김기희(상하이 선화)가 이적하며 약해진 수비진과 많은 선수들이 영입돼 불안한 조직력을 얼마나 잘 메우느냐가 우승 도전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FC서울도 사상 첫 우승을 넘본다. 2013년 광저우 헝다와 결승에서 맞붙어 2무를 기록했지만 원정 다득점에서 밀려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서울은 올 시즌 출발이 좋다. 투톱 데얀과 아드리아노의 화력이 대단하고 신진호·주세종 등을 영입한 허리라인도 탄탄하다. 조별 예선 2경기에서 10득점을 하며 2연승을 달리고 있는 서울은 전북과 함께 우승 도전에 나설 쌍두마차로 꼽힌다. 수원과 포항은 지난 시즌 주축들이 많이 이탈해 전력이 약화됐지만 끈끈한 명가의 저력을 앞세워 도전에 나선다.

K리그는 동아시아에 한 장밖에 없는 결승 티켓을 놓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쏟아부으며 특급 외국 선수를 영입한 중국 슈퍼리그와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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