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마다 표식.. 면역세포가 찾을 수 있어"

2016. 3. 4.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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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 주도하는 핵심 암세포 정보 우선 처리 가능.. 암 정복 길 열려

의학계가 암 정복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영국 연구진들이 모든 암 세포에 면역 체계가 찾아낼 수 있는 특별한 표식(flag)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과 영국암연구소 과학자들은 암 환자 수백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암 세포에 공통적으로 항원 형태의 특정 분자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건강한 사람의 몸에는 이런 항원과 싸우는 면역 세포가 이미 존재한다. 다만 암 세포를 막아낼 수 있을 만큼 양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문제였다.

그동안 전 세계 연구자들은 면역세포를 투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종양을 제거하려고 노력했지만 어느 지점에 투입해야 할지 모호해 곤란을 겪었다. 면역세포가 강화돼 종양의 한 지점을 공략하더라도 다른 세포들이 암세포로 변이돼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그러나 연구진이 암 세포의 특별한 표식을 찾아냄으로써 앞으로 의사들은 종양의 유전자 감식으로 항원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낼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수십억개의 면역세포를 암세포 항원에 투입하면 종양을 한층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세르히오 퀘사다 UCL 암연구소 박사는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을 통해 이번 발견을 경찰의 범죄추적 기술에 비유했다.

그는 “다양한 종양은 각기 다른 범죄에 연루된 폭력 조직과 같다”며 “다수의 범죄가 동시에 일어날 경우 경찰이 어려움을 겪는 것과 마찬가지로 면역 체계는 암을 파악하기 위해 고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연구는 여러 명의 주민을 상대로 범죄를 추적하는 대신 모든 범죄의 뿌리에 있는 핵심 인물에 도달하는 정보를 경찰에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논문의 공동인 UCL 찰스 스원턴 박사는 “이번 연구로 모든 암 세포에 존재하는 항원을 식별해 우선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며 “(암을 정복할) 아킬레스건을 발견하게 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수 기자 v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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