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야권통합 한마디에 휘청이는 국민의당, 왜?

문동성 기자 2016. 3. 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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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야권 통합’ 한 마디에 휘청거리고 있다. 안철수 공동대표가 ‘통합은 없다’고 배수진을 친 상황에서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여전히 통합과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의견 차이가 ‘김한길계’와 ‘안철수계’의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모습도 보인다. 지도부는 최대한 빠르게 통합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생각이지만 결론 도출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안 공동대표는 4일 서울 마포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 생각은 전날과 변함이 없다”며 “다들 같은 생각을 공유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모두 함께) 말씀을 나눠보면 될 것이다. (조만간) 결론 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 공동대표는 전날 부산에서 ‘더민주와의 통합과 연대는 없다’고 선언했다. 이 의견을 끝까지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통합파’인 천 공동대표와 김 상임선대위원장도 쉽게 물러설 생각은 없어 보인다. 안·천·김 ‘트로이카’는 이날 조찬 회동에서 의견 조율을 시도했지만 이견만 확인했다. 당 지도부는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날 밤 최고위와 최고위원·의원총회 연석회의를 연이어 개최해 통합 문제를 결론 내기로 합의했다. 천 공동대표는 오전 마포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석회의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당의 입장을 매끄럽게 정리할 계획”이라며 “당 공식기구에서 결정하면 따라야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상임선대위원장도 “연석회의에서 정리가 시도될 것”이라며 “가능하면 오늘 의견들을 모으기로 했다”고 했다. 그간 제기됐던 김 대표와의 ‘통합 밀약설’에 대해서는 “김 대표에게 연락드린 적이 없고 연락 온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연석회의에서 트로이카를 포함한 당 지도부 및 소속 의원들은 통합과 연대 여부를 두고 밤늦게까지 격론을 벌였다.

김 대표의 말 한마디에 국민의당이 흔들리는 이유는 태생적 한계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안 공동대표는 총선을 넉 달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민주)을 탈당했다. 빠른 독자세력화를 위해서는 함께 탈당한 비주류 현역 의원들을 전부 흡수해야 했다. 천 공동대표, 정동영 전 의원 등 거물급 인사들과도 힘을 합쳤다. 합류 인사 대부분은 그간 안 공동대표와 공동 행보를 한 적이 없었다. ‘정치적 일관성’이 흐려지면서 몸집 불리기를 위한 ‘묻지마 영입’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당내 인사들 간의 불화설도 끊임없이 제기됐다. 탈당 직후 안 공동대표를 향해 쏟아졌던 대중의 관심은 빠르게 사라졌다. 지지도는 폭락했다.

국민의당에 호남 지역 현역 의원들 비중이 높았던 점도 안 공동대표 선택의 폭을 좁혔다는 분석이다. 현역 의원들에 대한 피로감이 심한 호남 지역은 ‘물갈이’ 공천이 필요하다. 이는 국민의당의 ‘새정치’ 구호와도 맞아떨어진다. 하지만 ‘개국공신’인 호남 의원들이 반발했다.

수도권 지역 출마자들의 불만도 고조됐다. 호남이라는 ‘집토끼’를 지키다보니 수도권 지역 선거 전략은 사실상 없는 셈이나 마찬가지였다. 고육지책인 ‘수도권 연대론’이 고개를 들었다. 김 대표의 갑작스러운 통합제안에 국민의당이 요동쳤던 이유다.

한편 이날 오후 안 공동대표와 김 대표는 서울 강남구 프리마 호텔에서 열린 전국호남향우회중앙회 정기총회에 나란히 참석해 호남 출신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김 대표가 공개적으로 통합 제안을 한 뒤 양당 대표가 공식 행사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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