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Focus] "이번엔 3조" 주파수 쩐의 전쟁

서찬동,이선희 2016. 3. 4. 16: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래부, 다음달 경매 실시..낙찰가 사상 최고 경신할듯
통신업계 '주파수 확보 전쟁'이 임박했다. 향후 10년 사업 방향을 좌우할 주파수 경매의 서막이 올랐기 때문이다. 올해는 역대 가장 많은 주파수 대역이 매물로 나오고, 메가헤르츠(㎒)당 최저 입찰가도 최고를 기록할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 관련 토론회'를 열고 올해 주파수 경매 방식과 대가 등에 관한 정부안을 발표했다. 정부 초안에 따르면 경매에 부쳐지는 주파수 대역은 △700㎒(40㎒ 폭) △1.8㎓(20㎒ 폭) △2.1㎓(20㎒ 폭) △2.6㎓(60㎒ 폭) 등 4개 대역 총 140㎒ 폭에 달한다. 2013년 주파수 경매 당시 매물로 나온 90㎒ 폭보다 무려 50㎒ 폭이 늘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업계는 3년 전 최종 낙찰가가 총 2조4289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물량도 많아 적어도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신사 입장에선 어느 대역 주파수를 얼마만큼 확보하느냐에 따라 미래 사업전략이 결정되기 때문에 주파수 경매는 그야말로 '쩐의 전쟁'으로 통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파수 경매는 경쟁 과열로 사상 최고의 낙찰가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가장 이목이 집중된 경매 방식은 무제한 경쟁 입찰인 동시오름 입찰 방식을 50라운드까지 진행하고 이후 밀봉입찰하는 식으로 정해졌다. 통신 3사가 입찰 가격을 50회까지 공개하면서 베팅을 올려 최종 51회 때 밀봉한 채 가장 높은 입찰가를 적어내는 업체가 낙찰된다.

다만 업체당 광대역 주파수 대역을 1개 이상 할당받을 수 없도록 제한했다. 따라서 700㎒와 2.6㎓ 등 광대역(40㎒ 폭) 2개, 인접대역을 연결해 광대역화가 가능한 2.1㎓ 대역(20㎒)을 사업자별로 1개 이상은 할당받을 수 없다. 한 업체가 특정 주파수 대역을 독식하거나, 한 업체만 통화품질이 좋은 광대역 서비스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업체당 낙찰 총량은 최대 60㎒ 폭으로 제한된다. 통신 3사 중 두 곳은 60㎒, 한 곳은 40㎒를 할당받을 수 있도록 배분했다. 따라서 각 업체는 신규 광대역 1개(40㎒ 폭)와 협대역 1개(20㎒ 폭) 또는 2.1㎓ 광대역 1개(20㎒ 폭)와 협대역 2개(각 20㎒ 폭)를 최대 확보할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업체별 할당 총량이 제한돼 반드시 필요한 대역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며 "마치 고차 방정식 풀이처럼 변수가 많아 3사의 입찰 전략도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올해는 입찰 최저가가 최고로 올랐다. 대역별로 700㎒(40㎒ 폭) 7620억원, 1.8㎓(20㎒ 폭) 4513억원, 2.1㎓(20㎒ 폭) 3816억원, 2.6㎓(40㎒ 폭·D블록) 6553억원, 2.6㎓(20㎒ 폭·E블록) 3277억원이다. 이 가운데 2.1㎓ 대역만 5년 사용 기준이고 나머지 대역은 10년 기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2.1㎓ 대역 최저가를 연간 ㎒당으로 환산하면 연 이용료가 38억원에 달한다"며 "이는 3년 전 최고가인 22억원보다 크게 오른 것으로 사상 최고가"라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주파수 경매 정부안이 공개됨에 따라 통신 3사 움직임도 빨라졌다. 주파수 대역별 확보 우선 순위를 정하고, 이에 따른 최대 베팅 금액 산정에 들어갔다.

우선 통신 3사는 가장 입찰이 치열할 대역으로 2.1㎓와 2.6㎓ 대역을 공통으로 예상했다. 2.1㎓ 대역은 SK텔레콤과 KT가 재할당을 통해 40㎒씩 이미 확보한 상태다. 20㎒만 사용 중인 LG유플러스는 경매를 통해 20㎒ 폭을 추가 확보해야 광대역 서비스가 가능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빼앗긴 20㎒ 폭을 되찾기 위해, LG유플러스는 광대역 서비스를 위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SK텔레콤과 KT가 사용 중인 40㎒ 폭 재할당 대가는 20㎒ 낙찰가격에 연동돼 결정된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은 낙찰은 받고 싶지만 너무 높은 가격을 써내면 재할당 대가도 올라가는 고민을 안게 됐다.

2.6㎓ 대역은 현재 LG유플러스만 LTE용으로 40㎒ 폭을 사용하고 있다. 이번에 LG유플러스가 추가로 40㎒나 20㎒ 폭 중 하나를 할당받으면 60~80㎒ 폭을 차지하게 된다. 따라서 경쟁사들은 LG 독주를 막기 위해 주파수 입찰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대역에서 SK텔레콤과 KT가 낙찰 받으면 기지망 구축 등 수조 원을 신규 투자해야 하는 것이 부담이다. 이외 700㎒ 대역과 1.8㎓ 대역은 다른 주파수 대역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작은 분위기다. 미래부는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3월 중 경매를 공고하고 4월 말 경매를 실시할 계획이다.

[서찬동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