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Focus >原電 폐쇄작업 아직 진행.. 주민 7600명중 400명만 돌아와

박준희 기자 2016. 3. 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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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9일, 피난명령이 해제된 일본 후쿠시마현 나라하마치의 한적한 임시 상가 앞에서 지역 주민이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지난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쓰나미에 떠밀려온 자동차 등으로 폐허가 된 일본 센다이시 아라하마초교의 내부. 센다이시 제공
동일본 대지진 당시 센다이시 아라하마 지역 학생과 주민들이 옥상으로 피신했던 아라하마초교가 오른쪽으로 멀리 보이고 있다. 이곳은 거주제한 구역으로 지정된 상태로 안내인이 있어야 출입할 수 있다.
재해로부터 5년여가 지난 2월 20일 내부가 정리된 아라하마초교의 모습을 센다이시 관계자가 비교 설명하고 있다. 센다이시 제공
지난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당시 쓰나미로 침수된 일본 센다이시 아라하마 지역에서 학생과 주민 수십 명이 아라하마초교 옥상으로 대피한 채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센다이시 제공

동일본대지진 5년, 현장 가보니…

동일본 대지진 및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가 발생한 지 오는 11일로 5년이 된다. 2011년 3월 11일 일본 열도를 마비시키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쓰나미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 피해 지역을 지난 2월 중순 다시 찾았을 때, 현지의 사람들은 이미 안정을 찾고 있었다. 한국에서도 우려가 많았던 후쿠시마 지역의 방사능 피폭 위험은 최소한 수치상으로는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수준이었고 쓰나미 피해 지역의 주민 이주도 원활한 편이었다. 그러나 재해 피해와 방사능 위험이란 부정적인 이미지와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완전히 극복하기까지는 시간이 얼마나 더 걸릴지 아직 예측하기 어려웠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의 여파로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 5년, 방사능 피폭의 위험성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후쿠시마는 아직 조용했다. 이미 원전 주변 지역에서 검출되는 방사능 수치는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돼 한때 논란이 됐던 안전성 문제는 대부분 해소된 상태였지만, 강력했던 사고의 기억은 일본인들의 가슴속에 아직 남아 있는 듯했다. 속속 진행 중인 원전 폐쇄 작업과 피난명령 해제만으로는 고향을 떠난 주민들로 활기를 잃은 후쿠시마의 모습을 원 상태로 되돌리기에 아직 부족했던 모양이다.

지난 2월 14일 후쿠시마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도쿄(東京) 하네다(羽田)공항에 내려 휴대폰을 켜자마자 한국 외교부로부터의 문자 메시지가 수신됐다. ‘일부지역(여행유의), 후쿠시마 원전 주변 반경 30㎞(철수권고)’라는 내용이었다. 이번 취재를 위해 후쿠시마 원전 반경 28㎞까지 접근할 계획이었던 터라 외교부의 철수권고가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같은 달 19일 막상 원전으로부터 28㎞ 지점에 위치한 ‘J빌리지’에 도착했을 당시에는 방사능 위험을 실감할 수 없었다.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이 당초 국가대표 등의 축구훈련장으로서 건립한 J빌리지는 현재 원전 폐쇄작업의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곳곳에 작업복 차림에 마스크를 착용한 원전 작업 참가자들의 모습에서 원전 폐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을 뿐이었다. 원전 주변과 바다로 향한 배수구 주변의 방사능 수치는 이미 사고가 발생한 2011년 이후 계속해서 기준치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일본 에너지청과 도쿄전력 측의 설명이다.

특히 한국에서도 안전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원전 주변으로부터 산출된 먹거리에 대한 방사능 위험 문제도 객관적 수치상으로는 안전성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쿠시마현의 농업종합센터 및 수산시험장 등에 따르면 수산물의 경우 작년 4월 이후 분기당 1000∼2000건씩 진행된 방사능 측정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품목이 나오지 않고 있으며 야채나 과일, 육류 및 계란 등에서도 재작년부터 기준치를 초과한 품목은 없었다.

이처럼 방사능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되자 일본 정부도 원전 주변 지역에 발령한 피난명령을 차례차례 해제하고 있다. J빌리지가 위치한 후쿠시마현 나라하마치(楢葉町)는 지난해 9월 방사능 수치가 주민 귀환 기준치인 20밀리시버트보다 낮은 평균 0.3마이크로시버트를 기록하면서 피난지시가 해제됐다.

그러나 주민들의 귀환 조짐은 아직 약했다. 마을 전체는 원전 폐쇄 작업자들의 움직임을 제외하면 고요하다고 할 정도였다. 원전 사고 전 7600여 명이었던 이곳 주민 중 이곳으로 귀환한 사람은 아직 400여 명에 불과했다. 피난 기간 동안 다른 지역에 생계의 터전을 마련한 경우도 있지만, 아직 원전 사고의 여파로 마을의 상점가 등 생활기반이 제대로 복구되지 못한 이유도 있다. 나라하마치 사무소 관계자는 “귀환 주민 수가 서서히 증가 중이며 귀환 속도를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해 설치한 임시 가설 상가 외에 대형 상점가를 조성하는 등 생활기반을 복구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피난 해제 지역에서의 생활 환경 복구, 또 그에 따른 주민 귀환은 차차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원자로 폐쇄 작업 완료까지는 아직 먼 길이 남아 있으며, 사고 당시와 원자로 냉각 과정 등에서 발생한 방사능 오염수 처리 문제도 장기적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자로의 완전한 폐쇄까지 최소 30∼40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후쿠시마 = 글·사진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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