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소비 행태 변화 초래.. " 디카·PC·게임기 판매감소"

음악·영상 소프트, 종이 신문·서적 등도 타격 일본 신문, '가계조사' 10개항목 지출증감 분석 ..'영향받는 항목 더 늘 것"

모바일로 연결된 IT 세상(연합뉴스TV 캡처)

음악·영상 소프트, 종이 신문·서적 등도 타격

일본 신문, '가계조사' 10개항목 지출증감 분석 …'영향받는 항목 더 늘 것"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개인소비에 두드러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대체가 가능한 PC, 카메라, 비디오 카메라, 게임기 등의 디지털 제품은 물론 게임소프트웨어, 음악, 영상, 종이신문 등의 개인소비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이들 품목의 개인소비를 빠른 속도로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기술과 소프트웨어 발전으로 스마트폰의 활용영역이 확대될수록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3일 총무성이 발표한 2015년 가계조사결과를 토대로 지출항목별 비용증감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스마트폰 보급률(도쿄 도내)은 2010년 10%에서 2015년 65%로 높아졌다.

식료품과 의류 등 500가지가 넘는 지출항목 중 스마트폰 보급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PC, 카메라, 비디오카메라, 게임기 등 디지털 제품 4가지와 게임 소프트, 음악 소프트, 신문, 잡지, 서적, 사진촬영·인화 등 소프트와 서비스 6개 항목을 선정했다.

스마트폰 단말기 요금을 포함한 가구당 월 휴대전화통신료(2인 이상 가구)는 5년간 15%인 1천197엔(약 1만3천160원) 늘어 2015년의 경우 월 9천251엔(약 10만1천760원)으로 증가했다. 스마트폰의 기능이 향상되면서 단말기 가격이 대당 7만-8만 엔(약 77만 원-88만 원)을 호가하는 제품도 많아져 통신요금 지출이 늘었다. 스마트폰은 할부판매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단말기 할부금도 통신료에 포함시켰다.

선정된 10개 품목 중 비디오카메라 판매 감소율이 53%로 가장 컸다. 다음은 카메라(50%), 게임기(49%), 음악·영상 소프트(39%) 순이었다. 비디오카메라와 카메라는 스마트폰 내장 카메라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수요를 "흡수당한" 대표적인 품목이다.

인터넷에 접속하는 기기로 스마트폰과 경쟁 관계인 PC판매는 36% 줄었다. 카메라보다 감소 폭이 작은 건 마이크로소프트의 기본 소프트웨어(OS)인 '윈도우 XP' 서비스가 2014년에 종료되면서 대체수요가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소프트와 서비스 분야의 경우 게임소프트와 음악·영상 소프트의 감소 폭이 40%로 가장 컸다. 스마트폰 앱이 이들 항목에 대한 지출을 흡수한 셈이다.

신문과 잡지, 서적 등 종이 매체에 대한 지출도 완만하게 감소했다. 스마트폰으로 뉴스 앱이나 전자서적 같은 대체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미즈호증권의 우에노 야스나리(上野泰也) 주임 마켓 이코노미스트는 "스마트폰은 이미 기존제품과 서비스를 대체해 왔다"면서 "기술혁신으로 소비지출의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휴대전화요금의 가계부담이 지난 5년간 월 1천197엔 늘어난 반면 스마트폰 보급으로 개인소비가 흡수당했을 가능성이 있는 10개 항목의 합계 판매감소액은 1천130엔이라는 사실이다. 이를 상쇄하면 가계의 부담은 67엔(약 730엔) 증가에 그친 셈이다.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는 작년 9월 비싼 휴대전화 요금이 가계를 압박하는 요인이라며 통신요금 인하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아베 총리는 당시 총무성 가계조사에 나타난 휴대전화 요금을 근거로 들었으나 이는 다양한 기능을 단말기 1대에 집약한 스마트폰이 다른 제품과 서비스를 대체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소비지출을 억제하는 기능도 하고 있다. 무료통화 앱이 등장하면서 통화료가 줄었고 미국 등지에서는 배차앱 활용으로 택시요금이 내렸다.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가 보급되면 소비자나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코스트가 크게 떨어지는 사례는 이 밖에도 많다. 니혼게이자이는 가계조사에 나타난 '휴대전화 통신료'는 앞으로도 다른 항목의 지출을 계속 흡수해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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