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기획 1편> 유아용만 '가득'..장르 편향된 국산 애니메이션
[EBS 저녁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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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아이들 보는 만화 아니냐고, 하시겠지만,
겨울왕국이나 쿵푸팬더 같은 작품들은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그런데 우리의 애니메이션은
어떨까요? 인기작인 뽀로로만 해도, ‘유아들의 대통령’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어린아이들이 타깃인데요. 국내 애니메이션
대부분이 이렇게 ‘영유아’ 용입니다. 우리 애니메이션이
세계적 수준의 대형 작품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모든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스토리 개발이 시급합니다.
먼저 최이현 기잡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영화관.
아이와 함께 만화영화를 보고 나온
부모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김보라 / 학부모
"스토리도 한정적이고, 그리고 또 제가 즐기기에는
너무 애니메이션이 유아틱한 부분이 많아요."
인터뷰: 김은영 / 학부모
"탄탄한 스토리가 아닌 이상 엄마들은 한 번 보여주고 끝이니까,
아이들이 다시 보자고 해도 엄마들은 다른 걸 골라볼 수 있는 방법을 택하거든요."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성인보호자도
7천원 안팎의 관람료를 내야 하지만,
어른들이 재미를 느끼기엔 역부족입니다.
대부분이 유아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개봉된 극장용 애니메이션 11편 가운데
2/3가 유아용이고,
TV 프로그램은 유아용이 아닌 것을 찾기가 힘들 정돕니다.
인터뷰: 최유진 사무국장 /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
"(투자사들이) 투자를 할 때 아무래도 성공 사례, 투자자 입장에서는
일정 수익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수익이 모델이
있다고 생각하는 영유아 콘텐츠에 중심적으로 투자하게 되는 것 같고요."
방송사가 애니메이션 제작사에 지급하는 TV 방영료는
지상파의 경우 최고 1000만원 수준.
케이블로 넘어가면 수십만 원대로 떨어집니다.
사실상 TV 방송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입니다.
제작비로만 1억원 이상을 들인 제작사들은,
캐릭터 상품 등을 팔아 제작비용을 회수해야 합니다.
소비층이 두터운 영유아를
시청대상으로 삼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인터뷰: 애니메이션 제작사
"방영권이라는 것은 별 의미가 없어요. 돈으로서 가치가 없어요.
제작비는 20~30억도 들어가는데
방영료는 500만 원, 1,000만 원밖에 안 주잖아요."
2008년 등장한 쿵푸팬더는 현재 3탄까지 선보이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고,
주제곡 ‘렛잇고’ 과 함께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겨울왕국은
2014년도 한해만 12억 7천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전문가들은 대형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기 위해선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스토리가
개발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한창완 교수 /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아기 사슴 밤비, 아기 코끼리 덤보 전부 다 유아용이었습니다.
그것들이 계속 시즌제가 되면서 아이만 보는 게 아니라
10대도 보고 그다음 20대도 보고 (이렇게) 하려면
거기에 멜로가 들어가고, 가족이 들어가야 합니다.
스토리텔링 자체가 복합화되고 입체화되어야 한다…"
국내 만 5세 이하 아동 인구는 약 250만명.
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에 몰두하는 사이,
해외 가족용 애니메이션 수입은
최근 5년 동안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EBS 뉴스, 최이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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