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 맞은 韓 증시..상장사는 12개에서 2000개로, 시총은 세계 13위로

진상훈 기자 2016. 3. 3.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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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이 3일 열린 증권시장 개장 6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진상훈 기자
1956년 이후 코스피지수의 60년간 변동 추이/한국거래소
1989년 3월 31일 코스피지수는 1000을 돌파했다./한국거래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와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오른쪽)이 3일 열린 증권시장 개장 6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듣고 있는 모습/진상훈 기자

한국 증권시장이 개장 60주년을 맞았다.

한국거래소는 3일 여의도 63빌딩에서 ‘한국 증권시장 개장 6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해 임종룡 금융위원장,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등 금융계 수장(首長)들이 참석했다.

정계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최고위원과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국회 정무위원회 간사), 김기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정무위 간사), 신학용 국민의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 등 전직 고위 공직자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시총 규모 세계 13위로 올라선 한국 증시의 성장을 기념하고 지난 60년 동안 증시를 거쳤던 다양한 제도와 이슈 등을 돌이켜 봤다. 선진 자본시장 조성과 새로운 도약을 위해 활발한 해외 시장 진출과 다양한 금융상품과 새로운 먹거리 발굴, 대외 악재에 대응할 수 있는 위험관리 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는 데도 입을 모았다.

◆ 시총 규모 1207조원…50년만에 8만배 넘게 성장

지난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 설립과 함께 3월 3일 상장기업 12개로 출발한 증권시장은 60년 동안 숱한 성공과 위기를 겪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한국 증시의 시총 규모는 1207조4580억원을 기록, 세계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965년 시총은 150억원에 불과했다. 50년만에 시총 규모가 8만2895배로 성장한 것이다.

일 평균 거래대금은 4조7741억원으로 1965년의 3100만원에 비해 15만배로 증가했고,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역시 17개에서 769개로 45배 늘었다.

출범 이후 60년의 역사 동안 변한 것은 단지 규모 뿐이 아니다. 외국인 투자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 1992년 전체 시총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4.9%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 비중은 31.9%에 이른다.

◆ 80년대 이후 본격 성장한 증시…외환위기·금융위기 거치며 타격 받기도

금융계 수장들과 경제부처 고위 공직자 등 참석자들은 60년간 있었던 증시의 호황과 폭락을 돌아보며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한국 증시는 지난 1980년대에 들어선 이후부터 빠른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종합주가지수의 산출 방식이 시가총액식으로 개편된 1983년 1월말 118.27에 불과했던 코스피지수는 1989년 3월 31일 1003.31을 기록, 6년여만에 10배 가까이 상승했다.

1990년대 들어 조정을 받던 증시는 1992년 1월 외국인의 국내주식 직접투자가 허용된 이후 재차 1000을 돌파하며 다시 호황을 맞기도 했다. 1996년에는 주가지수 선물시장이 문을 열었고, 기술주에 대한 투자도 늘면서 1996년에는 코스닥시장도 개설됐다. 1997년 주가지수 옵션시장도 생겼다.

성장을 지속하던 한국 증시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위기를 맞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기 전 700선을 기록 중이던 코스피지수는 외환위기 이후 1998년 6월에는 200선까지 추락했다.

2000년대 들어 한국 증시는 IT 산업이 호황을 맞고 수출과 소비가 살아나면서 다시 성장기를 맞이한다. 2005년 초 1000선을 기록했던 코스피지수는 2년여 뒤인 2007년 2000을 돌파했다. 증시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펀드시장 역시 크게 성장했고, 각종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투자공학 상품시장이 호황을 맞기도 했다.

그러나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과 함께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한국 증시의 시름도 다시 깊어졌다. 코스피지수는 2008년 말 다시 1000 밑으로 떨어졌고, 이후 글로벌 경기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수출주가 시가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한국 증시도 여전히 1800에서 2000 초반 사이에서 몇 년간 옆걸음을 지속하고 있다.

◆ 진화하는 한국 자본시장

한국 증권시장은 최근 잇따른 신규 시장 개설과 함께 활발한 해외 진출을 통해 진화하고 있다. 주식과 채권, 선물 등의 거래소가 지난 2009년 한국거래소로 통합해 출범했고 2010년 2월에는 캄보디아 거래소에 지분 45%를 출자해 해외 자본시장 진출에 첫 발을 내디뎠다. 한국거래소는 라오스 거래소 설립에도 지분 49%를 출자하기도 했다.

2012년에는 한국거래소에 석유전자상거래 시장이 개설됐고 이듬해인 2013년에는 코넥스시장도 문을 열었다. 2014년 이후 KRX 금시장과 상장지수증권(ETN), 탄소배출권 시장 등도 잇따라 개설됐다.

자본시장의 범위도 확대됐다. 주식과 채권 등에만 치우친 전통적인 거래에서 벗어나 다양한 금융상품들이 출시됐고 사모투자펀드(PEF)와 벤처캐피탈(VC) 등 모험자본 시장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상장에 대한 염원 드러내기도

이날 기념식에서는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한 일부 참석자들이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과 상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거래소는 해외 거래소와의 지분 교환을 통한 글로벌 자본시장 진출을 위해 최근 몇 년간 지주회사 전환과 증시 상장을 계속 추진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18일 열린 국회 정무위 법안심사 소위에서 통과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개정안에서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은 결국 제외됐다.

최경수 이사장은 “IT 신기술과 서비스 혁신으로 무장한 세계 거래소들이 국경을 초월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미래의 생존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한국거래소도 투자자 유출을 막고 새로운 투자수요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연계거래와 인수합병(M&A), 조인트벤처 등 다양한 해외진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먹거리 발굴과 혁신에 성공하려면 한국거래소가 시장서비스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과 상장은 변화와 혁신의 가치를 담아내고 다음 희망의 60년으로 나아갈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무성 대표는 축사에서 “한국 증시가 세계 13위 시장으로 성장했지만, 주식과 파생상품 거래 비중이 70%에 이르고 있어 한 단계 높은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4월 13일 총선이 끝난 뒤 국회에서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을 반드시 통과시킬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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