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채권투자로 952% 수익 낸 美 헤지펀드 여걸(女傑)

김명지 기자 2016. 3. 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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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짐머만 브레이스브릿지 캐피탈 대표/블룸버그 제공

브레이스브릿지 1.33조원 엘리엇 2.77조원 벌어들여

미국계 헤지펀드인 브레이스브릿지 캐피털이 지난 2월 28일 아르헨티나 정부와 채무상환 합의로 투자금의 952%에 달하는 수익을 거두게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레이스브릿지는 여성이 운영하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로, 골드만삭스 펀드매니저 출신인 낸시 짐머만(사진)이 대표로 있다.

WSJ는 아르헨티나와 채무상환에 합의한 헤지펀드들이 미국 법원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해 브레이스브릿지 캐피털이 이번 협상 타결로 11억 달러(약 1조3300억원)를 벌어들일 것으로 집계됐으며, 수익률은 952%에 달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에 반대했던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이번 협상 타결로 22억8000만 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은 아르헨티나 채권에 6억17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수익률은 392%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주요 헤지펀드와의 협상에서 최종 합의한 금액은 채권단 원리금의 75%인 46억 5300만 달러다. 원리금보다 적은 금액으로 합의했는데 950%이상의 수익률을 낼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산티아고 바우실리 브라질 재무차관은 “브레이스브릿지와 엘리엇이 1998년부터 사들인 채권은 변동금리부 채권”이라며 “이후 아르헨티나 경제가 위축된 데 따라 시중금리가 상승했고 이 때문에 다른 투자자들보다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WSJ는 “아르헨티나는 2001년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으며, 해당 채권은 만기가 도래한 2005년부터 금리가 연 101.5%로 동결된 덕분에 이자수익은 크게 증가했고, 이들 펀드는 큰 이익을 거두게 됐다”고 분석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 2001년 1000억 달러의 대외 부채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했다. 그 당시 국제 채권단과 채무조정에 합의했지만, 채권 일부를 사들인 헤지펀드들이 원리금 반환소송을 제기했다.

10여년의 법정공방 끝에 헤지펀드들은 2012년 미국 뉴욕지방법원으로부터 전액 승소 판결을 받았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판결 직후 반환을 거부했으나, 협의 과정을 거친 끝에 타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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