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전용 위반 잡으니.. 임신부는 둘로 쳐주세요"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16. 3. 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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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승원 (암행순찰차 2호, 충남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제 2구대 경사)

여러분, 조선시대 암행어사는 잘 아실 텐데, 암행순찰차가 생긴 것도 아십니까? 경찰이 지난 3월 1일부터 고속도로에서 암행순찰차를 시범 운행하고 있는데요. 겉모습은 그냥 일반적인 검정색 자가용입니다. 즉 일반 자가용으로 위장을 한 채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단속하는 거죠. ‘뭘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되느냐. 이거 함정수사 아니냐.’ 볼멘소리도 나옵니다만, 도로 위 암행어사들 얘기는 좀 다릅니다. 직접 만나보시죠. 오늘 화제 인터뷰 암행순찰차 2호를 운전하는 분이세요. 충남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제2지구대의 최승원 경사 연결이 돼 있습니다. 최 경사님 안녕하세요.

◆ 최승원>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그러니까 현대판 암행어사신 거네요?

◆ 최승원> 네, 그렇다고 볼 수 있나요. (웃음)

◇ 김현정> 그렇죠. 어느 고속도로 담당하세요, 우리 최 경사님은?

◆ 최승원> 지금 양재까지 올라오고 있습니다. 양재부터 신탄진까지 순찰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양재부터 신탄진. 그러니까 경부고속도로쪽 담당하시는 거군요?

◆ 최승원> 네.

◇ 김현정> 그런데 언뜻 봐서는 알 수가 없어요? 일반자동차하고 구분이 안 됩니까?

◆ 최승원> 네, 그렇습니다. 겉으로 봐서는 전혀 경찰 순찰차라는 걸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일반 승용차와 비슷합니다.

◇ 김현정> 어떤 차량들을 단속하시는 거예요?

◆ 최승원> 주로 보복운전. 난폭운전 잘 아실 거예요.

◇ 김현정> 난폭운전, 보복운전하는 차량들?

◆ 최승원> 네, 그리고 주말에 버스전용차로를, 사람 몇 명 안 태우고 타시는 분들.

◇ 김현정> 버스전용차로 달리는 얌체운전자들?

◆ 최승원> 얌체운전자들. 그리고 톨게이트 다 이르러서 갓길 타시는 분들.

◇ 김현정> 갓길 타는 사람들.

◆ 최승원> 네, 그런 분들을 얌체운전이라고 하죠? 얌체운전자들. 그런 분들을 주로 단속하기 위해서 도입된 순찰차입니다.

◇ 김현정> 그런 얌체운전자들은 경찰차가 있으면 잘 피해다니거든요, 유독.

◆ 최승원> 그렇죠.

암행순찰차 (사진=최승원 경사 제공)

◇ 김현정> 암행순찰차 단속에 걸린 분들 반응은 어떤가요?

◆ 최승원> 좀 황당해하시고. 이게 그 암행순찰차냐 궁금해하시기도 하시고. 그런 반응들이더라고요.

◇ 김현정> 검정색 승용차가 따라와서 차 앞을 막아세우면, 무슨 조폭인가, 당황하고 놀라고 그럴 것 같기도 한데요?

◆ 최승원> 그런 말씀도 하시는 분이 계시는데요.

◇ 김현정> 깡패가 쫓아오는 줄 알았다?

◆ 최승원> 네, 뭐 그런 말씀을 하신 분도 계십니다.

◇ 김현정> 그나저나 경사님은 고속도로순찰대 생활을 얼마나 하셨어요?

◆ 최승원> 저는 약 3년 됐습니다.

◇ 김현정> 지금까지 단속하면서 기억에 남는 사례 어떤 거 떠오르세요?

◆ 최승원> 주말에 버스 전용차로를 단속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일가족이 타셨더라고요. 일족이 탔는데. 원래는 6명 이상이 탑승을 하셔야 돼요.

◇ 김현정> 6명 이상이 돼야 버스전용차로로 갈 수 있어요, 맞아요.

◆ 최승원> 그런데 다섯 분밖에 안 계시더라고요, 아이들 포함해서. 그래서 ‘단속대상입니다. 면허증을 제시해 주십시오’라고 했더니, 아주머니분이 배를 가리키면서 ‘이 안에 한 명이 있다.’ 이분도 한 분으로 쳐달라고. (웃음)

◇ 김현정> 이 아이도. 뱃속의 아이도 한 사람으로 쳐달라? (웃음)

◆ 최승원> 그러니까 6명 아니냐. 그렇게 해서 한번 웃으면서, 계도를 해 드린 적이 있고요.

◇ 김현정> 인정해 주셨어요, 뱃속 생명도?

◆ 최승원> 아유, 말씀을 그렇게 하시는데, 어떻게 단속을 하겠습니까?

◇ 김현정> 우리 경사님 마음이 약하시네요. 그래서 한 번만 훈방조치?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시라고.

◆ 최승원> 네, 그렇게 훈방조치를 한 일이 기억이 나고요.

◇ 김현정> 또?

◆ 최승원> 또 황당한 사건이라고 한다면, 고속도로에는 갓길 주정차 자체가 금지가 돼 있어요.

◇ 김현정> 그렇죠.

◆ 최승원> 그런데 하루는 순찰을 하다가 갓길에 승용차 한 대가 서 있더라고요. 가까이 갔는데 남녀 두 분이 아주 진한 애정행각을 벌이고 계시더라고요.

◇ 김현정> 갓길에 세워놓고?

◆ 최승원> 네. 그래서 제가 멋쩍어서, 그 남자 분 선생님한테 이런 말씀을 드렸어요. 선생님, 하시던 거 그만하시고 집에 가서 하십시오라고. (웃음)

◇ 김현정> 다른 데 가서 하십시오 그러셨어요?

◆ 최승원> 집에 가서 하시면 좋겠습니다라고 제가 말씀드린 적이 있어요.

◇ 김현정> 그랬더니 그분들 반응이, 뭐라고 해요? (웃음)

◆ 최승원> 머리를 긁적긁적하면서 죄송하다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그런 분도 계시고, 그런 황당한 사례도 있고요. 또?

충남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최승원 경사 (사진=본인 제공)

◆ 최승원> 또 상당히 위험한 순간도 있었는데요. 가끔가다가 필로폰을 투약하시고 운전하시는 분이 계세요.

◇ 김현정> 세상에. 아니, 필로폰을 투약하고 고속도로를 질주한다고요?

◆ 최승원> 네. 그래서 약 40km 정도를 쫓아가서 겨우 검거를 한 일이 있었는데. 차 사이로 그냥 아주 요리조리 아주 그냥. 또 그때는 정신이 바짝 들었나 봐요. 결국에는 가벼운 접촉사고를 내고 검거를 했는데 그 순간에 저희도 쫓아가면서 생명의 위협을 많이 느꼈어요.

◇ 김현정> 그럼요, 그럼요. 그거 놓치면 국민 생명이 위험해지는 거고, 잡자니 경찰들이 사실 목숨 걸고 달려가야 되는 거고. 그런 아찔한 순간도 있고.

◆ 최승원> 그런 아찔한 순간이 있었고요. 그렇지만 또 나름의 보람을 느끼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고생하십니다. 지금 어떤 분이 이런 질문 주셨어요. 갓길운전은 금지인 건 아는데 급한 용무가 생겨서 잠시 세워둘 경우에는 얼마까지 가능한가 이게 규정돼 있는 게 있습니까?

◆ 최승원> 고속도로에서는 무조건 주정차가 금지돼 있습니다. 응급상황 이외에는 갓길 주정차는 절대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혹시, 노상방뇨... 용무가 급해서. 용무가 급해서 세워놓는 것도 금지군요?

◆ 최승원> 간혹 가다 계시는데요. 그것도 어떻게 보면 위법입니다. 안 됩니다.

◇ 김현정> 그것도 범칙금이라는 거 여러분 기억하셔야겠네요.

◆ 최승원> 네, 범칙금. 경범죄 처벌법 위반입니다.

◇ 김현정> 갓길은 위급한 차량이 달리기 위한 곳이기 때문에 거기다 세워놓고 용변 보시고, 이상한 행각 하시고, 이러면 다 안 된다는 거 꼭 기억을 하시고.

◆ 최승원> 맞습니다.

◇ 김현정> 우리 전국의 청취자들이 듣고 계세요, 경사님. 고속도로 이용하시는 분들께 짧게 한마디 당부말씀 해주신다면?

◆ 최승원> 고속도로 이용하시는 모든 국민 여러분. 고속도로를 이용하실 때는 꼭 적당한 시간을 운전하시고, 꼭 휴식을 취하시고요. 그리고 갓길 주정차는 절대 안 되니까 그거 명심하시고요. 또 앞뒤 차량 안전거리를 꼭 확보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사고 날 일이 없습니다.

◇ 김현정> 네, 경사님도 고생 많으시고요. 쾌적한 고속도로, 안전한 고속도로 만들기 위해서 더 애써주십시오. 고맙습니다.

◆ 최승원>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도로 위의 암행어사입니다. 3월부터 시작된 암행순찰차를 운행하고 있는 충남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최승원 경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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