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포럼]전등을 끄다. 생명의 빛을 켜다 - 윤세웅(WWF한국본부 대표)

입력 2016. 3. 3.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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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19일은 저녁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전 세계적으로 전등 끄기 캠페인이 진행되는 ‘어스아워(Earth Hour)’이다. 2007년 시드니에서 시작돼 한국을 포함한 170개 국가에서 시행되는 세계적인 캠페인 어스아워는 지금까지 수십억 명의 사람들과 약 3400여 개 랜드마크가 한 시간 동안 소등을 실천하는 방법으로 참여해 왔다. 이제는 매년 1시간을 넘어, 2015 세계환경도시상(EHCC) 글로벌 최우수도시, 서울시의 월례 ‘행복한 불끄기’와 같이 1년의 한 시간이 매달, 나아가 매일매일 어스아워로 이어지고, 에너지 절약에서 자연보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실천으로 그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어스아워가 많은 이들에게 한 시간 동안 전등을 끄는 행사, 또는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캠페인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세계자연기금(WWF)가 이번 어스아워 2016 주제를 멸종위기 종이라고 했을 때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WWF의 ‘지구생명보고서 2014’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척추동물 개체수가 52%나 급감했는데 그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기후변화이다. 기후 조건이 바뀌면 생물종에 필수적인 환경 조건이 변하게 되고 이에 따라 생물다양성이 달라지게 되는데, 일부 생물종은 적응하지 못해 멸종하게 된다. 한 생물종의 멸종, 그 영향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육상 및 해양 생태계가 지구 상의 생명을 지탱함에 있어 곤충의 수분 작용, 토양 미생물의 탄소, 산소, 질소 순환 작용 등 생물다양성의 역할이 지대하다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

기후변화는 생물다양성뿐 아니라 인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후변화로 맑은 공기, 깨끗한 식수, 충분한 음식, 안전한 주거 등 인류의 건강을 좌우하는 사회적이고 환경적인 요인이 변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여러 지역에서 기후변화가 주요 작물의 농업 생산량에 긍정적 영향보다는 부정적 영향을 더 많이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몇 년간 북서유럽과 미국, 러시아, 파키스탄, 인도 등지를 덮쳤던 최악의 폭염과 홍수가 일상화되고 환자와 노약자, 저소득층에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게 될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기후변화로 인해 전염병의 전파 패턴이 변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온과 강수 패턴이 바뀌게 되면 모기의 번식과 생존 가능성을 높여 말라리아나 뎅기열 같은 질병에 노출되는 지역이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기후변화로 초래될 자연재해이다. 더 강력해진 사이클론, 홍수, 산사태나 눈사태, 토사 유출, 산불 같은 자연재해로 최소한 인류의 절반 이상이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스아워를 통해 세계 멸종 위기 종을 알리고 자연보전에 대한 이해와 실천을 넓히는 일은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일이다. WWF는 생물종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서식지와 생태계 전반에 대한 보전 노력이 수반돼야 하며 이는 자연에 대한 인류의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는 일 즉,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생태발자국을 줄이는 일과 긴밀히 연관돼 있음을 잘 알고 있다. WWF는 개인, 단체, 기업 등 누구나가 어디서든 쉽게 참여 가능한 상징적인 어스아워 캠페인을 통해 사람들이 각자의 생활방식을 돌아보며, 자연자원의 이용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바꾸고 환경오염 및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등의 인식 제고와 참여를 통해 모두가 기후변화 대응에 힘을 모아 궁극적으로 사람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미래를 만들 수 있으리라 믿는다. 전등을 끄고 생각을 켜는 한 시간, 작은 행동이 생명을 살리는 큰 변화를 이끌 수 있다. 함께라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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