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실패 지소연 눈물바다, "동료들 볼 면목 없다"
(베스트 일레븐=오사카)
다행히 패하지는 않았다. 아쉬움과 희망이 공존한 경기였다. 그러나 지소연 개인에게는 조금 달랐다. 승리를 위해 경기장을 누비느라 온 얼굴이 땀범벅이 된 그녀에게 이날의 결과는 너무도 가혹했다.
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면서도, 윤덕여 감독의 품에 안겨서도, 로커룸에서 동료들의 위로를 받으면서도 그녀의 눈물은 멈출 줄을 몰랐다. 지소연은 믹스트 존에서 한국 기자들을 만나자 또 눈물을 보이며 “죄송하다. 동료들 볼 면목이 없다”라며 붉게 충혈된 눈을 가렸다.
2일 저녁 7시 45분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킨초 스타디움에서 2016 히우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2차 한국과 일본의 경기가 열렸다. 한국은 후반 39분 마나 이와부치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42분 정설빈이 곧바로 동점골을 뽑으며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지소연은 그라운드를 부지런히 누볐으나, 페널티킥을 성공시키지 못하는 결정적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지소연은 경기 소감을 묻는 질문에 “동료들이 모두들 열심히 뛰어줬다. 내가 망쳤다. 내가 결정적 순간에 실수했다.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라며 말을 흐렸다. 지소연은 믹스트 존에서 질문을 받자 뒷걸음질을 치며 놀랄 만큼 우울해 있었다. 경기 전날부터 “일본을 상대로는 반드시 이기고 싶다”라며 각오를 불태우던 지소연이었기에, 아쉬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지소연은 “상대 골키퍼가 몇 번 만나본 상대이기는 했다. 그러나 이 모든 건 다 변명이다. 내가 심리 싸움에서 밀렸던 탓이다”라고 페널티킥을 차기 전 잠시 뜸을 들였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비록 페널티킥을 실패하기는 했으나, 중원 싸움서 일본에 밀리지 않았던 지소연의 공은 대단히 컸다. 지소연은 “최대한 오래 볼을 소유해서 주도권 싸움서 밀리지 않으라는 주문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경기 종료 후 윤덕여 감독 역시 “지소연이 허리에서 중심을 잡아줬고, 일본의 배후 침투 공격을 사전에 잘 막아줬다”라며 지소연을 감쌌다.
실제로 지소연은 페널티킥 실패 이외에 많은 장면에선 미리 준비한 계획대로 대부분 실행에 옮기며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 키핑이 가능하고 공 전개 능력이 우수한 지소연이 있었기에 조직력이 좋은 일본을 상대로 한국이 숨통을 틀 수 있었다.
그러나 지소연에겐 이 같은 활약도 성에 찰 수는 없는 듯 했다. 지소연은 연신 “죄송하다. 동료들에게도 죄송하다. 동료들이 열심히 뛰어줬는데 내가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아직 절망하기에는 이르다. 아직 한국의 히우행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소연 역시 “남은 경기가 더욱 중요해졌다. 최선을 다해서 남은 경기에 임하는 수밖에 없다”라며 눈물을 삼킨 채 남은 경기에 대한 필사의 각오를 밝혔다.
글=안영준 기자(ahnyj12@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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