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강도·승차거부 없는 '콜버스'..직접 타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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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인 지난달 26일 오후 10시 강남역 8번 출구 앞. 콜버스 애플리케이션(앱) 호출 버튼을 누르자 ‘19분 뒤 강남역 9번 출구 도착’이란 문구(왼쪽 사진)가 뜨면서 안내 문자가 도착했다.
맞은 편 9번 출구 근처 편의점에서 몸을 녹이며 기다린지 10분쯤 지나자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어디 계시는지 못 찾아서 전화했습니다.” 콜버스 기사의 전화에 밖으로 나오자 아무도 타지 않은 샛노란 소형버스(25인승)가 서 있었다. 차창엔 ‘택시 안 잡힐 때 콜버스’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강남 일대는 서울시가 해마다 연말이면 특별 단속에 나설 정도로 고질적인 승차거부로 몸살을 앓는 지역이다. 서울시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승차거부가 자주 일어나는 지역(적발횟수 기준)으로 1위 홍대입구(5.4%)에 이어 강남역(3.3%)이 2위를 차지했고, 종로·여의도·이태원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특히 홍대입구, 강남역, 종로의 경우 3년 연속 승차거부가 자주 일어나는 지역 1~3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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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40분쯤 역삼역에서 다른 손님이 탑승했다. 김씨는 탑승번호(핸드폰 뒷 4자리)를 확인한 뒤 버스에 태웠다. 자신을 회사원이라고 밝힌 40대 남성은 “강남역 인근에서 술자리가 많은 편인데 집(서초구)으로 갈 때 택시가 잡히지 않아 애를 먹은 적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날씨가 춥고 눈까지 오는 날엔 강남역은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로 전쟁터”라며 “택시를 못 잡아 애를 먹었던 기억이 많은데 콜버스는 그러지 않아도 되니 편하다”고 덧붙였다.
이 승객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다른 손님이 버스에 올랐다. 김씨는 이번 승객은 탑승번호를 확인하지 않은 채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자주 타는 손님이기 때문에 탑승지, 목적지뿐 아니라 얼굴도 안다”고 했다. 강남에 직장이 있다는 송모(28)씨는 “처음 뉴스 기사를 통해 알게 됐는데 지금까지 10번 정도 이용한 것 같다”며 “일이 늦게 끝나는 편이라 평일엔 매일 같이 콜버스를 부른다”고 말했다.
콜버스랩은 시범운영을 끝내고 이달 중 유료 서비스로 전환할 예정이다. 당초 심야 콜버스는 노선이 정해지지 않은 버스 영업은 불법이란 택시업계의 반발 때문에 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국토부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함에 따라 서비스를 계속할 수 있게 됐다.
박병종 콜버스랩 대표는 “택시 요금의 절반 정도로 요금을 책정할 방침이다. 요금체계는 거리가 멀수록 올라가는 거리 비례제를 고민중이나 향후 지자체와 협의해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토부가 콜버스 사업자를 기존의 택시·버스 면허자로 한정한 탓에 콜버스랩은 기존 업체와 협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박 대표는 “서울시 전역으로 노선을 확대하는 게 목표지만 구 단위로 그룹화해서 운행할지 몇 군데 지점을 정해 노선을 이을지 여러 가지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콜버스앱을 설치한 사람은 1만명 이상, 하루 평균 이용객은 60~70명 정도다.
이성기 (beyon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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