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픽] 최진철 고민 던 정원진 '만점데뷔' 그리고 라자르

2016. 3. 2.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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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포항, 이균재 기자] 22살의 신예 공격수 정원진이 데뷔전서 만점 활약하며 최진철 포항 스틸러스 감독의 고민을 덜었다. 라자르도 원톱이 자신에게 맞는 옷임을 증명했다.

포항은 2일 오후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H조 조별리그 2차전서 전반 중반 손준호의 페널티킥 결승골에 힘입어 우라와 레즈(일본)에 1-0으로 승리했다.

포항은 이날 승리로 승점 4를 기록하며 우라와와 시드니 FC(이상 승점 3)를 따돌리고 조 선두로 도약했다. 광저우 에버그란데(승점 1)는 최하위로 밀려났다.

▲ 최진철 고민 드러난 선발 명단

경기 시작 1시간여 전에 발표된 포항의 선발 명단에 최진철 감독의 고민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최전방의 라자르를 필두로 심동운 문창진 정원진이 2선 공격수로 출격했다. 중원은 황지수와 손준호가 구축했다. 포백 라인은 왼쪽부터 김대호 김원일 김광석 박선용이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신화용이 꼈다. 양동현은 명단에서 아예 제외됐다.

우라와전은 최진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치른 올 시즌 3번째 일전. 매 경기 선발 명단이 바뀌었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위주로 기회를 준 최 감독이지만 고민이 드러난 대목이었다. 수비진은 ACL '디펜딩 챔프' 광저우 에버그란데 원정 무실점 경기로 안정을 찾았다. 문제는 앞선이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대거 얼굴이 바뀐 공격진은 의구심을 지우지 못했다.

최 감독은 하노이 T&T(베트남)전을 마친 뒤 "스피드한 경기 운영이 미흡했다. 측면이나 중앙에서 좀 더 빠른 플레이가 나와야 한다"면서 "양동현과 최호주의 몸이 더 올라와야 한다"고 질책했다. 광저우전 뒤에는 "공수에서 볼 소유를 뺏긴 게 아쉬웠다"고 아쉬워했다.

우라와전에 변화를 꾀했다. 최 감독은 하노이전서 우측면 날개로 부진했던 라자르를 원톱으로 올렸다. '깜짝 카드' 정원진을 우측 날개로 선발 출격시켰다. 비시즌 울산에서 이적해 온 최전방 공격수 양동현과 최호주의 부진과 맞물린 선택이었다. 강상우, 이광혁 등 연령별 대표팀을 지낸 수준급 우측 날개가 있었음에도 컨디션이 좋은 정원진에게 프로 데뷔전의 기회가 돌아간 이유였다.

▲ '깜짝 데뷔전' 정원진의 만점 활약 

정원진은 지난해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표로 활약하며 한국의 은메달 획득에 일조한 유망주다. 2013년 영남대에 진학해 2015 U리그 춘계대회서 득점 2위, 도움 1위에 이름을 올리며 두각을 나타냈다.

최 감독은 동계 전지훈련서 좋은 모습을 보인 정원진을 우라와의 측면을 헤집을 카드로 선택했다.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펄펄 날았다. 프로 데뷔전이 맞나 싶었다. 시종일관 우측면을 활발하게 움직였다. 기술이 좋았고, 스피드도 훌륭했다. 크로스 타이밍과 세기도 합격점이었다. 2선 중앙의 문창진과 수시로 위치를 바꾸며 우라와의 수비를 교란했다.

정원진은 전반 31분 포항의 짧은 패스웍의 중심에 선 뒤 아크서클 근처에서 기회가 찾아오자 지체없는 오른발 슈팅으로 프로 첫 슈팅을 기록했다. 예열을 마치자 후반 1분엔 탄성을 자아내는 장면을 만들었다. 심동운의 중거리 슛이 골키퍼에게 막히자 자로 잰 듯한 리바운드 슈팅으로 골대를 때렸다. 바로 앞에 수비수가 있었음에도 빈 공간을 향해 정확히 겨냥한 결정력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비단 공격에서의 활약이 다가 아니었다.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워 수비에서도 큰 공헌을 했다. 수세 시 중원과 우측면 아래로 내려와 동료들을 도왔다. 프로 데뷔전서 풀타임을 뛸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 라자르에게 맞는 옷은 '원톱'

라자르도 원톱 공격수로 맹활약하며 최진철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우측면 날개가 어색해 보였던 라자르는 최전방 공격수로 돌아오자 180도 달라졌다. 공중볼을 손쉽게 따냈다.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도 군더더기가 없었다. 덕분에 포항은 볼점유율을 높이면서 수월한 공격 작업이 가능했다.  

전반 20분 손준호의 페널티킥 선제 결승골도 라자르의 발에서 시작됐다. 중앙선 부근에서 수비수를 달고 안정적으로 볼을 간수, 좌측면의 심동운에게 빨랫줄 같은 패스를 건넸다. 이어진 손준호의 중거리 슈팅이 박스 안 상대의 손에 맞으며 페널티킥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심동운도 맹활약을 이어갔다. 하노이전서 프로 첫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활약을 예고한 그는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최 감독의 믿음을 샀다. 좌측면을 헤집으며 물오른 기량을 과시했다. 위협적인 돌파와 크로스 그리고 기민한 움직임에 이은 위협적인 슈팅까지 나무랄 데 없는 활약이었다.

최진철 신임 감독이 시즌 3번째 경기 만에 활짝 미소를 지었다./dolyng@osen.co.kr
[사진] 포항=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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