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불예금 늘자 은행들 "반가워요"

2016. 3. 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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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초저금리에 떠도는 돈…예금 ‘단타’ 급증

“적금 묻어두느니 유동성 확보”
보통예금 등 지난해 30조 증가

이자 0.1%여서 은행 수익 안전판
계좌이동제 발맞춰 유치 경쟁

저금리에 갈 곳을 못 찾는 돈이 늘고 있다.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연 1%대 초반까지 떨어지고, 저축은행 예금금리도 연 2%대 붕괴를 눈앞에 둔 탓이다. 그러다보니 적은 이자를 받으면서 오랜 시간 동안 계좌에 돈을 묶어둬야 하는 예·적금 대신 금리는 더 낮지만 수시로 돈을 찾을 수 있는 요구불 예금에 돈을 묻어 두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금융소비자 처지에선 궁여지책이지만 은행한테는 이런 자금이 가뭄 속 단비나 다름없다. 요구불 예금에 붙는 이자가 워낙 싸다보니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의 차이(예대마진)로 수익을 올리는 은행으로선 싫어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은행 예·적금 잔액

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자료를 보면, 2014년 12월 578조원이던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12월 570조원 정도로 줄었다. 정기적금 잔액 역시 같은 기간 38조원에서 36조원으로 줄었다. 정기 예·적금에 투자했던 자금이 10조원 넘게 빠져나간 셈이다.

반면 보통예금이나 수시입출금식(MMDA)예금 등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2014년 12월 123조원 정도에서 지난해 말에는 155조원으로 1년새 30조원이 넘게 증가했다. 쥐꼬리만한 이자를 받으려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3~5년 동안 정기예금이나 적금에 돈을 묻어두느니 차라리 유동성을 확보하고 때를 봐 다른 금융상품에 투자하겠다는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이 돈을 붙잡으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요구불 예금의 금리는 보통 연 0.1%정도에 불과하다. 정기 예·적금은 물론 각종 채권보다 이자 부담이 적다. 공짜나 다름없는 저원가성 예금은 은행의 조달 비용을 낮춰 수익성 개선에 숨통을 틔워준다.

여기에 계좌이동제의 확대 시행은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하는 격이 됐다. 자동이체는 일반적으로 보통예금 계좌를 통해 이뤄지는데, 계좌 이동으로 이들 결제성 계좌 유치가 한결 수월해진 것이다.

또 앞으로 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출시되면 금융소비자가 상품에 가입하는 해당 은행에서 보통예금 계좌를 운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은행들이 이례적으로 자동차나 골드바 같은 고가 경품까지 내걸며 계좌 이동이나 아이에스에이 계좌 유치에 적극 나서는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저금리 속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 여기서 나온 대출이자로 어느 정도 수익을 낼 수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져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늘어나는 요구불예금을 확보하면 수익은 물론 고객 확보에도 도움이 돼 마케팅 경쟁에 뛰어 들고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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