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땅 전쟁..원빈·권상우도 뛰어들었다

김태성 2016. 3. 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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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가깝고 서울숲·지식산업센터 겹호재수제화·레스토랑 거리 '제2 가로수길' 부상1년새 3.3㎡당 1천만원↑..빌딩 매매 러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지하철 2호선 뚝섬역에서 나오면 당구장과 호프집이 빼곡한 낡은 상가촌 저 멀리 최근 4~5년 새 잇달아 들어선 거대한 지식산업센터가 눈에 들어온다. 길을 걷다 보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거리 곳곳에 오래된 건물을 허물고 한창 새 빌딩을 짓느라 대형 가림막을 내건 공사 현장들이 눈에 들어온다.

낡고 후락한 소규모 공장이 밀집한 동네였던 성수동 일대가 '강북의 가로수길'로 한창 탈바꿈하는 가운데 시세 차익과 임대수익을 노린 자산가들이 부동산 매입에 나서면서 '땅 전쟁'이 한창이다. 성수동 일대는 광화문 등 도심권과 가까울 뿐 아니라 다리 하나만 건너면 바로 강남권에 닿는 교통 요지다. 강남 테헤란밸리의 비싼 임대료 대신 비교적 임대료가 싼 성수동 일대로 사무실을 옮기는 기업들도 함께 늘면서 원빈과 권상우 같은 연예인까지 잇달아 건물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성수동1가 준공업지역 저층 빌딩 매매가는 3.3㎡당 최고 40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1000만원가량 뛰었다. 1층짜리 단층인 주물 공장이나 지상 4~5층짜리 상가가 대부분인 이곳 빌딩은 주로 1980년대, 오래된 건 1970년대에 완공된 것도 많아 건물 가치가 없고 빌라처럼 '대지지분'으로 거래되는데 최근 몰리는 수요 탓에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 중이다. 중소형 빌딩 전문 거래업체인 알코리아에셋 황종선 대표는 "대지면적 330㎡(100평) 이하 작은 땅은 평 단가가 3500만원에서 4000만원 선에서 손바뀜된다"며 "그보다 큰 땅은 3000만원 초반에 거래되지만 최근에는 수요가 많다 보니 호가가 4000만원 이상으로 뛰었다"고 전했다.

첨단 지식산업센터와 옛날식 저층 상가가 공존하는 성수동 일대에 최근 개발 붐을 맞아 건물 신축이 한창이다. [김호영 기자]
재테크에 밝은 연예인들도 일찌감치 성수동 땅 사냥에 동참했다. 배우 원빈이 1991년에 지은 대지면적 231㎡, 연면적 616㎡ 지상 4층짜리 소형 빌딩을 21억원에 사들인 데 이어 권상우 역시 최근 18년된 지상 2층짜리 공장 등 빌딩 3개동을 80억원에 매입했다. 지하철 2호선 뚝섬역과 가까운 '원빈' 빌딩값은 연이은 재개발에 따른 기대감 덕에 구입한 지 1년여 만에 호가가 무려 9억원이나 올랐다.

낡은 공장이 즐비하던 성수동은 최근 4~5년 새 아파트형 공장이 밀집한 지식산업센터의 메카로 재개발되면서 근로자들을 배후 수요로 삼는 이색상권이 형성됐다. 성수동이 있는 성동구에는 현재 SK와 코오롱 등이 지은 지식산업센터가 40여 곳에 달한다. 이는 서울 전체(약 190곳)의 20%에 달하는 숫자다. 주물 공장 등 제조업 중심이던 성수동 공장촌 주력 업종도 정보통신(IT) 등 첨단 산업으로 바뀌었다.

젊은 근로자가 늘면서 이들을 겨냥한 아기자기한 레스토랑과 커피숍, 소규모 패션잡화점 등이 잇달아 둥지를 틀었다. 이 덕분에 성수동 일대는 '제2의 가로수길, 경리단길'이라는 별명이 붙은 쇼핑 명소로 변신했다.

지난해 서울시가 성동구를 사회적경제특구로 지정하고 2018년까지 서울숲 인근에 1만㎡ 크기 성수특화산업 클러스터를 지어 젊은 예술가와 디자이너의 창업 공간으로 활용키로 한 것도 이곳 땅값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갤러리아 포레에 이어 2017년 47층짜리 '서울숲 트리마제'가 완공되는 등 초고층 주상복합이 들어서는 것도 관심거리다.

다만 최근 급작스럽게 가격이 뛴 만큼 추격 매수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매매가가 단기간에 뛰어 임대수익률이 기대보다 낮게 나올 수 있다"며 "과열 조짐을 보이는 만큼 숨 고르기가 필요한 곳"이라고 진단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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